'벚꽃 엔딩' 대신 과일 꽃대궐 어때?

사과꽃이 만개한 모습 

[중부매일 윤여군 기자]충북 영동군은 '과일의 고장' 혹은 '과일의 천국'으로 불린다.

영동군에는 과일의 고장 영동을 지키고 영동을 널리 알리는 특별한 존재들이 눈길을 끌고 있다.

과일나라테마공원을 든든히 지키고 있는 100년 배나무, 사과 재배의 시작을 알린 심천면의 원조 후지사과, 감고을 영동의 상징 감나무 가로수 등 영동과는 긴 인연을 맺고 동고동락하는 영동의 상징들이다.

포도, 복숭아, 배, 사과, 감, 블루베리 등 각종 과일이 4계절 소비자들로 부터 최고의 맛과 품질을 인정받고 있다.

일교차가 크고, 일조량이 풍부한 기후적 특성과 소백산맥 주변 고지대에서 주로 재배돼, 달고 향기 좋아 전국적으로도 위용을 떨치고 있다.

봄이면 농촌 들녘에 배, 복숭아, 사과 등 과일 꽃이 만개해 장관을 이룬다

가을이면 과일이 익어 가는 향기와 맛을 듬뿍 맛볼 수 있는 곳이 바로 영동이다.

과일은 군민은 물론, 관광객들에게 소통과 화합의 매개체로 영동을 더 오래 기억하게 하고 영동의 매력을 알리는 데 큰 역할을 하고 있다.

영동의 향기가 가득 담긴 이들의 본모습을 살펴본다. / 편집자


 

위풍당당한 '과일나라테마공원 100년 배나무'

매년 봄이 되면 과일의 고장 충북 영동군의 100년 넘은 배나무들이 배꽃을 활짝 피워 상춘객들을 유혹한다.

가을이면 이곳의 탐스로운 배가 가득 열려 풍요로움을 더해 준다.

100살 넘은 배나무에 배꽃이 활짝 피어있다.

영동읍 매천리 과일나라테마공원 입구 부근에 자리 잡은 20그루의 배나무들은 105살 안팎으로 추정된다.

이 배나무들은 일제강점기 때인 1910년께 일본인들이 시험재배용으로 심은 것으로 전해지고 있으며, 이후 3대에 걸쳐 재배되던 땅(693㎡)을 2008년 영동군에서 공원부지로 매입했다.

신고 품종으로 수고 3~3.5m, 둘레 1.5~2m 정도의 나무에서 70~100개의 배가 수확될 정도로 노익장을 과시하고 있다.

100년의 세월이 영근 열매를 먹으면 100세까지 건강하게 장수할 수 있다는 이야기도 전해져 오고 있다.

봄의 냉해와 여름 장마와 연이은 태풍의 거센 비바람도 이겨내며 과일나라테마공원을 꿋꿋이 지키고 있다.

수확되는 배는 100년이 넘었음에도 여전히 달고 시원한 신고 배 특유의 맛과 향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다.

수확한 배는 과일의 고장 영동을 알리는데 활용하거나 체험·연구용으로 사용되고 있다.

현재 '100년의 배 재배 역사'를 적은 안내판 설치와 함께 배꽃을 즐기고 아름다움을 느끼며 걸을 수 있도록 산책로도 조성돼 많은 관람객들이 찾고 있다.


 

심천면 원조 후지사과, 세월이 흘러도 '주렁주렁'

영동군 심천면 일원의 사과밭에도 사과꽃이 곳곳에 피어 장관을 이룬다.

영동군 심천면에는 원조 후지사과가 있다.

원조 후지사과는 가을이면 따뜻한 햇살과 맑은 공기 머금은 사과가 탐스럽게 익어 풍성한 수확의 기쁨을 누린다.

영동군 심천면 단전리에 소재한 단전농장(대표 강현모)은 우리나라 최초의 후지(富士)사과 재배지이다.

현재 11만5천여㎡(3만5천여평) 사과밭 한 가운데는 원조 후지(富士)사과나무의 혈통과 자존심을 고스란히 지키고 서있다.

현재는 높이 4.5m, 둘레 30m, 근원직경 0.5m 정도의 국내최고령 후지 사과나무 1세대 3그루가 남아 있다.

역사와 상징성으로 인해 영동군이 가진 또 하나의 자랑거리이다.

2008년에는 심천면 단전리 마을 어귀에 '후지(부사)' 첫 재배지를 알리는 기념비를 세우고 기념수로 보호하고 있다.

아직도 한해 색이 곱고 식감이 좋은 사과가 그루당 15상자씩 수확될 정도로 높은 수세를 자랑하고 있다.

상큼한 맛도 일품이다.

후지사과는 1970년 강천복 씨가 처음 재배하기 시작해 전국으로 확대 보급하는 계기가 됐으며, 현재 명실공이 우리나라 사과 대표 품종이 됐다.

국내에 들어온 이후 활발한 품종개량으로 많은 신품종과 변이품종들이 개발되고 있지만 그 특유의 맛과 향은 여전히 뛰어나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봄이면 화사한 사과꽃이 만개하며 가을이면 새빨간 사과가 풍성하게 열려, 많은 관광객들이 사과나무를 보기 위해 찾는다.

특히, 1970~80년대에는 청와대에 10년간 진상됐던 명품사과로도 소문이 나있다.

원조 후지사과의 정기의 이어받아 주위에는 맛과 품질 모두 최상급의 사과가 재배되고 있으며, 최근에는 수확 체험까지 실시해 큰 인기를 얻고 있다.


 

'연주황빛 풍요로움,' 감나무로 채워진 영동의 거리

가을이 깊어지는 10월이면 영동군의 도심 곳곳은 주황빛 감빛으로 짙게 물든다.

감나무 가로수 길은 영동의 가을풍경을 더욱 돋보이게 하는 영동군의 상징이자 영동군민들의 자랑거리이다.

영동군 시가지 내 감나무에 감이 주렁주렁 열려있다. 

가을을 알리는 명물로 아름다운 풍경과 운치로 정평이 나 있다.

지난 2000년 '전국 아름다운 거리숲 경연대회'에서 영예의 대상을 차지할 정도로 아름다움을 뽐내고 있으며 영동을 대표하는 랜드마크로 자리 잡았다.

지난 1975년 읍내 시가지 30여㎞ 구간에 심었던 2천800여 그루의 감나무는 점점 규모가 커져, 현재 159㎞ 구간에 2만1천706본의 감나무가 조성돼 있다.

영동의 감나무는 영동군 전체를 뒤덮으며 매년 전국에서 가장 긴 감나무길 기록을 갱신하고 있다.

가을이면 파란 하늘을 배경으로 선명한 주홍빛이 더욱 도드라져 따뜻함과 풍요로움을 더한다.

주민들은 물론 많은 관광객들은 주렁주렁 열린 주황빛 감 아래를 오가며, 특별한 재마와 가을의 낭만을 즐긴다.

지난 2000년에는 영동읍 부용리에 감나무가로수 유래비를 건립했으며, 2004년에는 '영동군 가로수 조성 및 관리조례'가 제정돼 군민들의 애틋한 감나무 사랑속에 괸리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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