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방울그룹, 의향서 공식 제출… 계열사 순손실 속 자금력 우려

쌍용차 관련 자료사진 /연합뉴스
쌍용차 관련 자료사진 /연합뉴스

[중부매일 박상철 기자] 청주에 본사를 둔 광림이 쌍용차 인수자금을 확보하고 본격적인 인수 작업에 나섰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쌍방울의 쌍용차 인수가 어려울 것이라는 우려 섞인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쌍방울은 상장사 광림을 중심으로 계열사들이 참여하는 컨소시엄을 통해 쌍용차 인수 자금을 마련한다는 방침이지만 현재 광림을 비롯한 상장계열사들 실적이 좋지 않다. 인수가 어려울 것이라는 의견이 나오는 이유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광림은 지난해 기준 매출 1천884억원, 영업이익 113억원, 당기순손실 230억원을 기록했다. 같은 해 쌍용차 매출 2조4천294억 원에 한 참 미치지 못한다.

특히 쌍방울그룹 전체 매출 역시도 6천억 원대로 상용차 4분의 1수준에 불과하다. 현재 쌍방울그룹은 광림을 비롯해 나노스, 비비안, 아이오케이 등 7개 상장사를 보유하고 있지만 일부 회사가 순손실을 내는 상황이라 자금 사정이 녹록치 않다.

현재 쌍용차는 금융권 채무인 회생담보권 2천320억원, 미납 세금 등 조세채권 558억원, 협력업체 미지급금 회생채권 5천470억원의 빚을 지고 있다.

쌍용차 인수를 시도하는 업체가 회생담보권과 조세채권, 회생채권을 상환하는 데에만 8천억 원 이상을 부담해야 한다는 의미다. 여기에 최소 운영 자금 등을 고려하면 실질적인 인수 자금은 1조원에 달할 것으로 업계는 추정하고 있다.

이에 대해 쌍방울은 쌍용차 인수 자금에 대해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광림이 KB증권, 유진투자증권을 통해 쌍용차 인수자금으로 4천500억 원을 조달 준비를 완료한데다 지난해 이스타항공 인수전에 참여를 위해 확보한 약 1천억원을 추가 조달해 쌍용차를 인수하겠다는 설명이다.

쌍방울 측은 "광림은 현재 다수의 투자자로부터 투자제의가 지속 이어지고 있어 향후 자금 확보가 안정적일 전망"이라며 "향후 공시를 통해 자금 조달에 대한 구체적인 방식을 밝히겠다"고 덧붙였다.

최근 쌍방울그룹은 매각 주관사 EY한영에 인수의향서(LOI)를 공식 제출하면서 쌍용차 인수전 진행이 급물살을 탈것으로 보인다. 매수자문사는 삼일PwC다.

쌍방울그룹 발표대로 쌍용차 인수에 충분한 자금을 확보할 수 있다면 앞으로 인수전 양상은 쌍방울그룹, KG그룹 2파전이 될 전망이다.

지난 6일, KG그룹은 쌍용차 매각 주관사 EY한영회계법인에 최근 인수 참여 의사를 밝혔다. KG그룹은 동부제철(현 KG스틸) 인수 당시 손을 잡은 캑터스프라이빗에쿼티(PE)와 컨소시엄을 구성해 쌍용차 인수를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쌍용차의 회생계획안 인가 종료일은 오는 10월15일이다. 6개월 내 새 인수자를 구해야 하는 쌍용차는 매각 주관사인 EY한영과 함께 '스토킹 호스(stalking horse)' 방식을 재매각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스토킹 호스는 매물을 인수하겠다는 의사를 먼저 보인 인수 내정자와 사전 계약을 맺은 뒤, 공개경쟁입찰을 시작하는 것을 말한다. 내정자보다 더 좋은 조건을 제시한 입찰희망자가 나오면 계약 대상을 바꿀 수 있다. 사냥꾼이 사냥감을 속이기 위해 자신이 타던 말을 먼저 보내고 뒤에 쫓아가던 사냥 방식에서 유래했다.

한편, 1979년 충북 청주에서 설립된 광림은 특장차와 크레인차 제조·판매가 주 사업이다. 광림은 쌍용차 인수를 통해 현재 진행하고 있는 특장차 사업에도 날개를 달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박상철 pgija@jb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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