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비업체, 작업 편의 위해 수일간 방치… 청주시, 항의 민원 뒤에야 시정 요청

13일 청주시 흥덕구 화계동에서 한 시민이 인도를 점령한 나뭇가지를 피해 차도로 걷고 있다. /김명년
13일 청주시 흥덕구 화계동에서 한 시민이 인도를 점령한 나뭇가지를 피해 차도로 걷고 있다. /김명년

[중부매일 신동빈 기자] "인도가 막혀, 차도로 걷다가 덤프트럭에 치일 뻔 했어요. 정말 당황스럽고 화가 납니다."

13일 오전 출근길에 오른 A씨는 황당한 경험을 했다. 대중없이 널브러진 나뭇가지 수백여 개가 인도를 막고 있었지만, 우회로나 임시통행로가 마련돼 있지 않았다. 어쩔 수 없이 차도로 걸음을 옮긴 그는 마주오는 차를 아슬아슬하게 피하며 보행을 이어갔다.

A씨는 "인도가 잘린 나뭇가지로 막혀있어서, 어쩔 수 차도로 걷다가 마주 오는 차와 부딪힐 뻔 했다"며 "가로수 정비를 한 것 같은데 이런 무책임한 뒤처리가 어디 있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새로 산 바지를 처음 개시하는 날인데, 나뭇가지에 쓸려 다 버렸다"고 덧붙였다.

이곳을 지나던 B씨도 "며칠 전부터 이런 상태가 지속되고 있다"며 "심지어 버스정류장에도 버려진 나뭇가지로 뒤덮여 있다"고 설명했다.

13일 청주시 흥덕구 화계동에서 시민이 인도를 점령한 나뭇가지 사이로 아슬아슬한 보행을 하고 있다. /김명년
13일 청주시 흥덕구 화계동에서 시민이 인도를 점령한 나뭇가지 사이로 아슬아슬한 보행을 하고 있다. /김명년

나뭇가지로 인도가 막힌 곳은 흥덕구 제2순환로 LG화학 청주공장 북문 인근이다. 이곳은 한 조경업체가 청주시로부터 발주를 받아 가지치기를 한 곳이다. 가지치기는 지난 11일 진행됐다.

시 관계자는 "업체에서 목재집하장 작업이 밀리고 있으니, 인도에 나뭇가지를 올려두겠다고 했다"며 "이후 민원이 들어와, 바로 정리해줄 것을 요청했다"고 말했다. 이어 "시민불편을 야기한 부분에 대해 매우 죄송스럽게 생각한다"며 "앞으로 이런 일이 없도록 신경쓰겠다"고 약속했다.

가로수 가지치기로 나온 나뭇가지 등 부산물은 재처리 과정을 거치게 된다. 하지만 최근 목재집하장 작업량이 몰리자, 이 업체는 수일째 나뭇가지 등을 인도에 방치했다.

지자체와 정비업체가 작업편의만 생각하는 사이, 이곳 주변 도로 수백미터는 나뭇가지 등으로 통행이 불가한 상황이 됐다. 그 사이 시민들은 인도가 아닌 차도로 보행을 하는 등 위험천만한 보행을 이어갔다.

저작권자 © 중부매일 - 충청권 대표 뉴스 플랫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