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기초시설 위탁업체 선정 평가위원 선착순 모집
업체측 "사전정보 유출"… 郡 "적법 절차 따른 공고"

보은군이 태풍, 홍수, 폭설, 지진 등의 피해시 보상을 받을 수 있는 풍수해 보험 가입을 지원하며 홍보에 나섰다. 사진은 보은군청 전경. / 보은군 제공
보은군이 태풍, 홍수, 폭설, 지진 등의 피해시 보상을 받을 수 있는 풍수해 보험 가입을 지원하며 홍보에 나섰다. 사진은 보은군청 전경. / 보은군 제공

[중부매일 신동빈 기자] 충북 보은군에서 총 300억원 규모 사업 위탁업체 선정과정에서 선착순으로 평가위원을 모집한 사실이 확인됐다.

보은군은 지난 8일 금요일 오후 5시께 '환경기초시설 관리대행용역 기술제안서 평가위원 모집공고'를 하면서 모집인원을 30명(선착순)으로 제한했다. 이렇게 모집된 인원 중 9명(예비위원 2명 포함)이 무작위 추첨을 통해 최종 평가위원이 된다.

선착순으로 평가위원을 모집할 경우 특정업체에 우호적인 지원자 다수가 먼저 신청할 위험성이 존재한다. 이미 업계에서는 평가위원 자격이 있는 교수들을 섭외했다는 소문이 돌고 있다.

보은군이 지난 8일 공고한 '환경기초시설 관리대행용역 기술제안서 평가위원 모집공고문'. 이 공고문은 선착순 모집 및 금요일 오후 5시 게시 등으로 공정성 논란이 되고 있다. /중부매일
보은군이 지난 8일 공고한 '환경기초시설 관리대행용역 기술제안서 평가위원 모집공고문'. 이 공고문은 선착순 모집 및 금요일 오후 5시 게시 등으로 공정성 논란이 되고 있다. /중부매일

업체 관계자 A씨는 "평가위원 자격이 있는 대학교수 중 일부가 공고 내용과 시간 등을 전달받은 사실을 확인했다"며 "특정업체에 정보를 흘린 사람이 분명히 존재한다"고 강조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전국 환경기초시설 대행용역에 참여하고 있지만, 선착순으로 평가위원을 모집한 경우는 본 적이 없다"며 "공고 낸 시간도 금요일 오후 5시인 것을 보면, 분명 불순한 의도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군 하수도팀장 B씨는 "우리군 자체평가 기준에 따라 공고를 냈고, 군수님도 이 내용을 알고 있기 때문에 문제될 것이 없다"고 답했다. 다만 B씨는 2017년 모집공고와 달리 모집인원을 선착순 30명으로 바꾼 점, 공고를 금요일 오후 5시로 정한 점 등에 대한 구체적인 이유는 밝히지 않았다.

보은군은 2017년 같은 사업 평가위원 모집 당시 모집인원을 12명으로 했다. 공고는 4월 3일(월)에 냈다. 그러나 5년 후 자체기준을 이유로 선착순 30명 모집 및 금요일 오후 5시 등의 공고를 했다.

'2022년도 환경기초시설 관리대행용역 기술제안서 평가위원 모집공고'에는 100여 명이 넘는 사람들이 평가위원으로 지원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이들 중 70여 명은 서류를 늦게 제출했다는 이유 하나로 최종위원을 선정하는 추첨기회 조차 받지 못하게 됐다.

보은군이 지난 8일 공고한 '환경기초시설 관리대행용역 기술제안서 평가위원 모집공고문'. 이 공고문은 선착순 모집 및 금요일 오후 5시 게시 등으로 공정성 논란이 되고 있다. /중부매일
보은군이 지난 8일 공고한 '환경기초시설 관리대행용역 기술제안서 평가위원 모집공고문'. 이 공고문은 선착순 모집 및 금요일 오후 5시 게시 등으로 공정성 논란이 되고 있다. /중부매일

관련 업계에서는 '군이 특정업체를 밀어주기 위해 특혜를 주고 있다'며 재공고 및 담당자 처벌을 요구하고 있다.

A씨는 "평가위원 신청서 접수 시간만 확인해 봐도 특혜인지 바로 알 수 있다"며 "4월 8일 금요일 오후 5시 이후 신청서가 집중적으로 접수됐다면 군과 특정업체의 유착을 의심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와 관련 보은군 상하수도사업소장은 "병가 중 대리결제를 통해 공고가 나서, 구체적인 내용확인이 늦었다"며 "감사부서 의견을 들어보고, 재공고 등 후속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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