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칼럼] 노근호 충북테크노파크 원장

4월은 '과학의 달'이다. 올해로 55주년을 맞는 이번 과학의 달에는 '미래를 향한 도전과 혁신, 국민과 함께하는 과학기술?ICT!'를 주제로 다양한 이벤트들이 선보일 예정이다. 또한 UN이 지정한 '지속 가능한 발전을 위한 기초과학의 해 2022'를 기념하여 4월 11일부터 15일까지 기초과학진흥 주간으로 진행한다.

각 지역에서는 과학문화 랜선 체험 콘텐츠, 과학과 예술이 결합한 과학융합공연, 우수과학 도서 저자와 함께하는 프로그램 등을 통해 과학기술의 역할과 중요성, 사회적 가치를 체험하는 시간이 될 전망이다.

코로나19 확산, 기후 위기, 디지털 대전환의 급격한 변화에 직면한 지금은 '과학기술에 대한 소양(Science Literacy)'을 더욱 필요로 한다. 과학기술이 세상을 지배하는 기술 패권 시대에 쏟아지는 각종 정보를 투명하게 공유하고 신뢰하는 것이 출발점이기 때문이다.

현대의 최고 지성으로 꼽히는 역사학자 유발 하라리(Yuval Noah Harari)는 코로나19 확산과 관련한 기고문에서 시민의 소양으로 '과학기술 정보력'과 '자기 동기부여', 두 가지를 강조한 바 있다.

얼마 전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막을 내린 'MWC 2022'에서는 '신기술 패권(New Tech Order)'을 테마로 디지털 전환 이후 차세대 기술로 부상한 AI·가상화폐·메타버스, 기후 위기와 디지털 격차 등 기술이 해결해야 할 범지구적 문제가 논의됐다. 디지털 정보의 이해?선택?가공?활용을 토대로 새로운 지식을 창출하는 통합적 능력(디지털 리터러시)은 생존의 원천이 되어가고 있다.

그간 충북의 과학기술 혁신역량은 꾸준히 향상되어왔다.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이 발표한 '2020년 지역과학기술혁신 역량평가'에 따르면 전국 17개 시도 중 2013년 11위에서 2020년 6위로 크게 높아지면서 '혁신 일반지역'에서 '혁신 추격지역'으로 상향 조정되었다. 최근 7년간 혁신역량지수 연평균 성장률 면에서 서울?경기?대전 등 상위권 지역(4~5%)과 비교해 충북은 10.1% 증가하면서 괄목할 발전을 거뒀다.

반면 중분류 상의 교육?문화 항목은 상대적으로 미흡한 것으로 드러났다. 중학교?일반 고등학교 교원 수 대비 이공계(수학?과학) 교원 수 비중, 중학교?일반 고등학교 학생 수 대비 이공계(수학?과학) 교원 수 비중, 창의과학교실 강좌 수 등에서 11~14위에 머물렀다.

따라서 지금의 결과는 지원제도?인프라 부문과 연구개발 활동을 통한 경제적 성과 및 지식 창출을 측정하는 부문에 의존해서 얻은 과실인 셈이다. 과학기술 변화가 가속화 하면서 사회?문화적 수용성과 대응력이 지역발전의 핵심 요소로 등장했다. 과학적 소양의 차이와 디지털 격차를 줄이면서 균형된 잠재력을 극대화하는 전략이 요구된다.

충북에는 이차전지 소?부?장 특화단지와 강소연구개발특구가 지정되면서 성과를 내고 있다. 다목적 방사광가속기 구축은 과학기술 혁신의 선도지역으로 발전하는 계기를 제공해주고 있다.

노근호 청주대학교 산학취창업본부장
노근호 충북테크노파크 원장 

이를 더욱 고도화하는 차원에서 충청북도는 KAIST 오송 바이오메디컬 캠퍼스타운 조성과 첨단산업 맞춤형 AI(인공지능) 영재고 설립을 대통령직인수위원회에 건의하고 나서 주목된다. 진천군?음성군이 AI 영재고등학교 설립?운영을 위해 협력하기로 했다. 충북의 인적자원 확보와 교육?문화 환경을 진일보시킬 것으로 예상된다.

과학은 세상을 이해하는 방법이다. 사이언스 리터러시는 디지털 시대의 필수조건뿐만 아니라 과학적 사고에 기반한 지역사회의 합리적 공감 능력 확충이라는 사회적자본으로서도 큰 의미가 있다. 사이언스 리터러시가 곧 지역경쟁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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