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뜨락] 이진순 수필가

향기로운 풀내음이 싱그럽다. 온통 앞, 뒤뜰에 자주색과 흰색의 제비꽃이 수를 놓았다. 흰색은 꽃이 피기 전부터 씨방을 품고 있으니 야생초의 번식력이란 감당하기 어려울 만큼 무섭다. 여기 저기 이제 병 풀과 민들레, 망초가 너른 터전을 제 세상이라고 점령을 할 참이다. 한나절을 뽑았지만 아직도 푸르기만 한 초원이다.

천연제품을 만드는데 쓰려고 병풀 서너 줄기를 잘라다 심었다. 잎 가장자리에 흰 띠를 두른 귀엽고 예쁜 모양이라 화초로 보고 싶기도 했다. 해가 지나며 변형 되여 온전한 파란색의 병 풀이 득세를 떤다. 병 풀은 소염진통에 좋다. 해마다 한 두 차례 집안에 긴 짐승이 나타나 "깜짝깜짝" 놀라게 했었다. 병 풀을 심고 뱀, 모기와 같은 해충이 멀리 도망가 버린 듯하다.

허브는 향이 있는 식물로서 약이나 차 요리에 쓰이는 모든 식물을 허브라고 부른다. 우리나라는 한방에서 한약제로 본초 강목을 이용 약재로 쓰인다. 그 효능을 동의보감에 수록 되어 있다. 지금은 전 세계적으로 아로마오일을 추출하여 화장품을 만드는데 쓰이며 질병을 예방하고 치료하는 병의원이 늘고 있다.

뜰에 어성초, 라벤더 로즈마리, 레몬 밤, 페퍼민트, 타임, 참나물 미나리 익모초 등 여러 가지의 허브 들이 자란다.

아로마 테라피스로 일하다 보니 허브를 알아야 했고 천연제품을 만들기 위해선 허브들이 필요 했다. 넘치는 허브를 채취해서 효소를 담기도 한다. 허브는 내 친구들이다. 잡풀을 뽑다 향을 음미하는 재미에 빠져 하루해를 지우는 날도 있다.

상큼한 향이 코로 전해 질 때는 허브들이 애교를 떠는 듯하다. 어쩌면 이렇게 매혹 적일까 사람 사람마다 성격이 다르고 모양새가 다르듯이 식물의 개성이 다 다르다는 것을 알아가는 재미에 빠져든다.

원예치료사란 직업이 생겨난 것도 허브의 효능을 인정 침대 옆에는 산세 베리아, 습기를 제거하는 금전수나 스파티필름,은 화장실 옆에 놓는 것을 고려하고 있다.

저마다의 달란트가 있으니 매력이 넘치는 허브의 효능은 다양하다. 신경을 안정시켜 주고 공기를 정화 시키는 라벤더, 기운을 충족시켜 기분을 상쾌하게 하며 집중력을 키우는 페퍼민트, 치매를 예방하는 로즈마리, 누군가를 사랑하고 싶고 사랑받고 싶게 하는 호르몬을 만드는 로즈, 모든 독을 해독 시켜주는 어성초는 모기나 벌한테 쏘였을 때 으께서 바르면 해독과 진정 효과가 뛰어나다, 쑥은 라벤더 향과 흡사한데 상처가 나서 피가 흐를 때 지혈제로 쓰인다. 논 밭두렁에서 일을 하다 사고로 긴급한 상황에 처해 있을 때 지천에 널려 있는 풀들이 약으로 쓰인다.

뒷동산을 휘덮은 병 풀을 알콜에 재워서 스킨을 만들거나 모기약을 만들어 쓴다. 병 풀로 만든 스킨은 여드름 잠재울 수 있었다. 병 풀 추출물에 시트러스 오일을 첨가하여 모기약을 만들어 창문에 살포하면 모기가 접근하지 않는 신통력도 있다.

기아 급 수적으로 늘어나는 번식력이 있으니 산과 들에 이런 허브들이 자란다면 우리나라도 아로마 오일을 추출 할 수 있는 희망으로 보인다. 마디마디 뻗어가며 뿌리를 내리고 가지를 생성하여 새움이 돋아나는 번식력 앞에 난 두 손을 들고 말았다.

이진순 수필가
이진순 수필가

번식력이 강한 식물은 작은 상자에 가두워서 키워야 될 것 같다. 뒤뜰에 오죽을 심었다. 그 역시 번식력이 대단 했다. 담장 밖으로 탈출 뒷동산 까지 초원을 만들어 버렸다.

번식력이 강해도 밉지 않고 매력 덩어리인 애풀민트와 스피아 민트가 있다. 애풀 민트의 상큼한 향이 피로 회복제로 느껴진다. 온몸에 땀이 흐르고 지쳐 있을 때 고것들이 애교를 떨면 꺽어서 땅에 묻는다. 꺽꽃이가 잘된다. 오순도순 모여사는 허브들은 조물주께서 질병을 치료하고 건강을 돌보는데 쓰라고 주신 선물이지 싶다.

저작권자 © 중부매일 - 충청권 대표 뉴스 플랫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