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부매일 정세환 기자〕충북의 현직 기초단체장 3명이 당내 경선에서 탈락하는 이변이 발생한 후 이들의 지지층이 6·1 지방선거를 앞두고 이탈할 조짐이다.

충북에서는 한범덕 청주시장과 김재종 옥천군수가 더불어민주당 경선에서, 류한우 단양군수가 국민의힘 경선에서 각각 고배를 마셨다.

11일 지역 정가에 따르면 이들이 '현직 탈락'의 수모를 겪은 데다 치열한 경선 과정에서 깊게 팬 감정의 골이 쉽게 메워지지 않으면서 '원팀' 구성은 희망사항에 그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반발한 지지층 일부는 노골적으로 상대 정당 후보한테 옮겨가는 역선택 현상마저 감지된다.

민주당 청주시장 경선에서는 시민단체 출신인 송재봉 예비후보가 한 시장과 허창원 전 도의원을 제치고 후보로 확정됐다.

그는 본선에서 이범석 국민의힘 후보와 맞대결을 벌이게 됐지만, 원팀 구성 움직임은 아직 불확실하다.

송 후보 측은 한 시장 측에 '후방 지원'을 요청했을 뿐 원팀 운영에 대한 의견을 내놓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옥천에서는 민주당 소속 김재종 군수 측 지지층이 이합집산하는 분위기다.

이들 중 일부는 지난 9일 열린 상대방 김승룡 국민의힘 후보 선거사무소 개소식에도 참석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선에서 탈락한 김 군수나 공천장을 받은 황규철 전 도의원의 선거조직·지지층에는 민주당 지지자도 있지만 '사람'을 따라 움직이는 유권자도 적지 않다는 게 특징이다.

양 선거조직이 '물과 기름' 같아서 원팀을 꾸리기는 사실상 어려울 것이라는 말까지 회자된다.

김 군수는 직무에 복귀해 공무원 신분으로 황 전 도의원을 직접 지원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단수 추천을 받았다가 경선이 치러지면서 3선 도전의 꿈을 접은 류 단양군수는 지난 9일 국민의힘 충북도당에 탈당계를 제출했다.

류 군수가 "모든 것을 내려놓고 자연인으로 돌아가겠다"는 뜻을 밝히면서 그가 국민의힘 후보 지원에 나설 가능성은 적어 보인다.

류 군수를 지지하는 당원들이 경선 탈락에 여전히 반발하고 있어 연쇄 탈당 가능성도 제기된다.

지역 정가 관계자는 "본선 진출자들이 경선 탈락 후보의 지지층을 흡수하지 못한다면 상대 후보가 어부지리를 얻을 수 있다"고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