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이면 주민 기류 변화… "환경오염 주범서 상생기업으로" 주민감시단도 인정

북이면주민협의체 서청석(오른쪽) 위원장을 비롯한 주민감시단이 청원구 북이면 클렌코 정문 앞에서 환경감시활동을 하고 있다. /김명년
북이면주민협의체 서청석(오른쪽) 위원장을 비롯한 주민감시단이 청원구 북이면 클렌코 정문 앞에서 환경감시활동을 하고 있다. /김명년

[중부매일 신동빈 기자] "클렌코가 300% 바뀌었다. 그들이 주민들을 위해 엄청난 노력을 하고 있음은 분명하다."

환경문제로 논란이 된 클렌코와 가장 가까운 마을에 거주하는 A씨는 "클렌코가 경영진이 모두 교체된 이후 다른 회사가 됐다"며 "문제가 됐던 악취나 공장에서 날아오던 그을음도 말끔히 사라졌다"고 평가했다.

A씨의 인식 변화는 이례적이다. 4~5년 전만해도 그는 클렌코가 여러 환경문제의 주범이라며 강도 높은 비판을 했다.

A씨는 "예전에는 창문도 못 열고 빨래도 못 널 정도로 상황이 심각했다"며 "그런데 지금은 주민들에게 문제가 될 만한 일은 전혀 발생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북이면주민협의체 서청석(오른쪽) 위원장을 비롯한 주민감시단이 청원구 북이면 클렌코 정문 앞에서 환경감시활동을 하고 있다. /김명년
북이면주민협의체 서청석(오른쪽) 위원장을 비롯한 주민감시단이 청원구 북이면 클렌코 정문 앞에서 환경감시활동을 하고 있다. /김명년

A씨가 활동하고 있는 북이면 주민협의체(주민감시단)도 같은 입장이다.

서청석 북이면 주민협의체 위원장은 "마을주민들로 구성된 회원들이 매일 클렌코 정문 앞 환경감시초소에서 감시활동을 하고 있다"며 "굴뚝에서 연기가 나는지, 문제가 있는 폐기물이 소각장으로 들어가는지 확인하는 일을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클렌코 협조를 받아 매일 내부순찰도 하고 있다"며 "클렌코가 주민들에게 불편을 끼치지 않겠다고 약속을 한 후 그 약속이 지켜지고 있다고 본다"고 평가했다.

클렌코는 지난 2018년부터 북이면 환경개선을 위한 활동을 하고 있다. 주민감시단에 폐기물 소각량 데이터를 제공하고, 사업장 내 주요설비 점검내용을 공개하는 것은 물론 오염물질 저감대책 및 환경개선 투자에도 힘쓰고 있다. 특히 2020년부터는 북이면 주민들의 지속적인 소득증대를 지원하는협약도 체결했다.

현재 청주시와 행정소송 중인 탓에 괜한 오해를 살 수 있는 발전기금 지급 등 경제적 지원은 보류된 상태지만, 주민소통을 통해 과거 갈등국면을 해소하고, 신뢰를 쌓고 있다.

클렌코의 노력은 북이면 지역의 여론변화를 이끌어내고 있다.

서찬석 북이면 직능단체협의회장은 "지난 3월 말 클렌코 임원진과 면담을 진행했다"며 "지역주민들을 돕고 싶다는 의견을 전달받았고, 직능단체와 주민분들의 의견을 수렴해 답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환경문제로 갈등 겪은 이후 직능단체협의회가 클렌코와 공식석상에서 대화를 나눈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민충기 북이면 이장단협의회장은 "집단 암 발생, 악취, 먼지 등 부정적인 단어가 북이면을 대표하는 것은 미래를 위해 부적절하다"며 "지역민들을 위해 무엇이 가장 좋은 일인지 고민 중"이라고 답했다. 다만 "아직 피해가 큰 마을을 중심으로 부정적 여론이 큰 만큼 클렌코에 대한 이장단의 대응은 신중하게 정할 생각"이라고 덧붙였다.

클렌코 관계자는 "친환경적인 사업영위와 지역사회에 공헌할 수 있는 여러 가지 방법을 모색하고 있다"며 "북이면 주민들, 시민사회단체와의 소통을 통해 그간 갈등을 해소하고 미래로 나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약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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