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립과 조화
대립과 조화
  • 중부매일
  • 승인 2022.05.16 18: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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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아리] 김동우 논설위원

윤석열 정부가 들어선 지 일주일이 지났다. '다시 대한민국! 새로운 국민의 나라'라는 취임식 슬로건을 겸손과 함께 기세등등 내 걸고 말이다. 국가적 위기 상황을 다시금 기회로 전환하고 보수/진보의 대립에 지친 국민 위로와 함께 새로운 시대에 대한 희망을 불어넣는 심오한 의미를 담고 있다. 국민이 진정한 주인인 나라, 국제사회에서 책임을 다하고 존경받는 나라를 위대한 국민과 함께 반드시 만들겠다는 새 정부의 강력한 의지 표현이다.

이런 의지와 달리 아무리 들여다보다 순조로운 출항은 아니었다. 선장은 있으나 항해사와 조타수 모두 부족하다. 청문회 자리에 앉아보지도 못한 채 자진해서 사퇴한 장관 후보자가 있다. 일부 후보자에 대한 청문회보고서 채택이 지난한 등 청문회가 파행을 겪고 있다. 결국, 출범 당시 국무회의 개회를 위한 최소 인원 15명을 채우지 못했다. 급기야 지난 12일 대통령은 장관 3명의 임명을 강행했다. 새 정부의 첫 국무회의가 열렸다.

이런 사태가 빚어진 것은 청문회에서 여야의 극한 대립 때문이다. 후보자 인선에 대한 검증 부실이 이런 화를 불렀다. 청렴한 사람은 진흙탕 정치판에 발 들여놓기를 거절하니 인재난도 무시할 수 없다. 이러니 새 정부만 비난할 수 없다. 여기에 대선 패배에 대한 거대 야당의 분풀이와 발목잡기가 청문회 파행에 한몫했다. 심지어 '인질'이라는 범죄 용어까지 등장할 정도다. 청문회가 열릴 때마다 여소야대의 경우 고질적 병폐 가운데 하나다. 처방전은 없다. 무한 대립 끝에 대통령의 임명 강행 혹은 후보자 자진 사퇴로 결론 난다. 내각 후보자 청문회 역사다.

국회 청문회 과정도 너무나 창피스럽고 한심스러운 작태가 아닐 수 없다. 논리와 지식, 준비 등의 부족으로 변죽만 울리는가 하면 구차한 변명이나 모르쇠로 일관하는 모습에 국민은 식상하다. 우문현답(愚問賢答)과 현문우답(賢問愚答)이 비일비재하다. 도둑이 제 발 저리듯 마음이 켕겨 특정 후보자에겐 오히려 몸을 사리는 모습도 보인다.

김동우 YTN 청주지국장
김동우 논설위원

기원전 그리스 철학자 헤라클레이토스는 '대립은 조화'라 했다. "대립하는 것은 한곳에 모이고 불화하는 것들로부터 가장 아름다운 조화가 이루어진다." '니코마코스 윤리학'. 대립하는 긴장 상태 그 자체가 올바른 조화다. 대립은 조화를 위한 일시적 현상이다.

정치에 대립은 흔하다. 조화의 부재가 문제다. 반대와 모순 혹은 맞섬과 버팀의 형국은 있어도 공통분모를 찾아가는 어울림은 찾아볼 수 없다. 조화를 잉태한 대립이 없는 셈이다. '죽어도 고(go)'다. 당리당략적 차원의 타협만이 있을 뿐이다. 그 타협은 불공정과 야합이 일쑤다. 타협 속에는 그들만 있을 뿐 국민은 없다. 진정 우리에게 조화를 담보한 대립은 요원한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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