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세상] 김종업 기(氣)박사·한국정신과학학회 상임이사

우리는 몸이라는 생명체를 가지고 이 땅, 지구 위에서 살고 있습니다. 산다라는 말에서 사람이라는 명사가 나왔고 살게 해 주는 음식을 쌀이라고 이름지었습니다.

살아 있음의 증거가 호흡과 생각, 그리고 음식입니다. 이 셋 중에 어느 하나 빠져도 죽음이라는 몸의 해체가 따릅니다. 그래서 사는 것과 죽는 것의 경계를 놓고 보면 한 순간의 이동현상임에도 우리는 죽음을 그토옥 겁내고 무서워 합니다.

현재의 이 땅에서 벌이고 있는 삶의 놀이가 너무 재미있기 때문이죠. 그래서 살기 위해, 삶의 놀이를 즐기기 위해 여러 사람들과 관계의 틀을 맺고 부대끼며 놀이를 하고 있습니다.

부모 자식, 형제, 친구, 동료들 등등 서로간의 역할에 따라 자기일을 하는 것, 이게 삶이고 사람입니다. 재미있게도 이 놀이가 지겨워 지면 몸을 버립니다. 죽음이라는 형식을 통해 놀이의 경험을 기억이라는 저장고로 이동 시키고 오로지 생각이 벌이는 놀이판으로 이사갑니다.

이 세상을 이승, 저 세상을 저승이라고 이름 붙이고 이승에서의 놀이판을 떠나 다른 놀이판으로 가는 거죠. 하지만 이사 가는 사람들의 내면적 생각, 자기만의 지루함을 벗고 다른 모험의 놀이판을 찾는 사람들을 살펴보면 재미있게도 자기가 그 판의 틀을 짠다는 사실을 발견하게 됩니다. 상식적으로 인명은 재천이라 하여 나의 운명을 결정하는 그 무엇이 있어 이를 하늘이라고 해 놓았습니다.

내 의지와는 별개로 거룩한 그 누군가가 있어 내 삶과 죽음을 결정짓는더고 무의식으로 믿어 왔습니다. 과연 그런지 따져 보겠습니다.

소위 말하는 운명론과 창조론입니다. 내 삶은 미리 결정되어 있고 삶의 방식도 정해져 있어 나는 거기에 맞춰 살고 있을 뿐이라는게 운명론입니다. 사주팔자가 그런걸 어떡하나 라고 수긍하며 그렇게 살아갑니다. 반면 창조론은 무슨 소리, 결정된 운명은 없다. 모든 운명은 내가 창조한다, 오늘의 내 선택이 내일의 운명을 결정하고 어제의 선택 결과가 오늘이다라는 입장입니다.

이 둘의 생각, 어느쪽을 믿느냐가 죽을자와 살자의 차이입니다. 죽을자는 남한테 내 운명을 맡기고 살자는 내가 사는 길을 내가 선택합니다. 예를 들어 죽을 병이라고 믿고 있는 암에 대해 제 경험을 말씀드리죠. 죽을 자는 그냥 수용합니다. 이게 내 운명이니까 가야겠다 하고 받아 들입니다. 하늘이 살만큼 살았으니 데려가나 보다하고 받아들이죠. 물론 이 과정까지 여러 가지 방편을 써 봅니다만 결국은 수용합니다.

반면 살 자는 요오시. 하고 팔 걷어 부치며 투쟁합니다. 그러니까 이 암은 내가 만들었다, 만든 내가 부수는 것도 내가 부순다 하고 자기개혁을 하죠. 옆에서 지켜 보니까 원인을 찾고 그 결과를 예상하며 노력하니까 낫습니다. 한두명이라면 일반화의 오류겠지만, 저한테 찾아온 스무여명의 죽을 병 환자들이 자신을 개혁하여 살아남은 사람이 10명이 넘습니다. 아주 유의미한 결과죠. 이걸 확신하면 죽을 자도 삽니다. 즉 내가 만든 이 운명의 프로그램이 버그가 생겼으나 이 프로그램 전체를 수정해 보자 하는 것이 사는자의 특징이고 에라이, 주어진대로 살다 가자 하는 자는 음식 끊고 숨 끊고 스스로 갑니다. 표면의식이야 절대 그러고 싶지 않더라도 무의식에 저장된 내 선택이 그러하다는 뜻입니다.

김종업 기(氣)박사·한국정신과학학회 상임이사
김종업 기(氣)박사·한국정신과학학회 상임이사

이 법칙은 인간 개개인에게만 한정된 것이 아닙니다. 어느 집단이나 조직, 국가까지도 그러합니다. 한 집안의 가장이 선택을 하는 과정에서 죽을 길을 선택하는 것이나, 회사의 회장님이 망하는 선택을 하는 것이나, 국가 지도자가 나라를 망하게 하는 선택을 하는 것이나 결국은 내 탓인 거죠.

요즘 운명이라는 자서전을 쓴 어느 지도자를 바라보는 심정이 참 답답합니다. 표면의식으로는 살고 싶고 감옥 가고 싶지 않고 전원생활하며 즐기고 싶겠지만, 무의식에 저장된 내면의 프로그램은 자신을 꼭 죽을 길을 선택해 가는 암환자깉습니다. 살 길을 가르쳐 주어도 본인은 이것이 살길이다 하며 선택해 가는 여정, 결과는 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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