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권익위원 칼럼] 정진섭 충북대 국제경영학과 교수

최근 우크라이나와 러시아의 전쟁, 코로나19로 인한 영향(예, 중국의 봉쇄정책) 등으로 인해 글로벌화가 쇠퇴하고 점차 세계적 보호주의가 대두되면서, 기업의 글로벌 공급망 관리에 비상이 걸렸다. 그리고 그 영향으로 인해 물류 중단(logistics disruption), 생산 지연(production delays), 인공지능과 같은 첨단기술 투자의 가속화, 상품가격 설정(commodity pricing)의 유연성 확대, 인력과 노동(workforce and labor) 메커니즘의 변화와 같은 현상들이 나타나고 있다.

따라서 기업과 정부는 물론 많은 학자들이 이러한 이슈에 주목하면서 그 효과와 대응전략을 찾고자 부심하고 있으며, 다양한 관점의 전략들이 나타나고 있다. 예를 들어, 아세안, 유럽, 북미 등 지역을 중심으로 공급망의 충격에 접근하는 방안이 있다. 이 경우, 해당 지역 중에서 어느 곳에 그 충격이 크며, 이를 타개하기 위한 방안으로 어떻게 다양한 대체수단을 통해 공급을 원활하게 수행할 수 있느냐에 초점을 두고 있다.

또는 기업의 관점에서, 글로벌 가치사슬 중 공급의 병목현상을 파악하고, 해당 제품의 공급 경로를 보다 다양화하거나 투자, 수입, 수출 등 여러 가지 수단을 통해, 공급망 충격의 완화에 그 전략의 초점을 두는 방안도 있다.

위의 미시적 관점은 물론, 틀린 접근은 아니다. 그러나 중장기적으로 이런 유사한 사건이 다시 나타날 수 있고, 그 때마다 해당 지역이나 제품에 초점을 두고 타개를 위한 방안을 마련하는 것이 과연 바람직할까? 보다 지속가능한 경영적 접근은 무엇일까? 더 나아가 공급망 뿐만 아니라 기업 전체의 지속가능한 ESG 경영 측면의 접근은 무엇일까? 등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 이러한 이슈에 대해 저자는 다음의 네 가지 시각을 제시하고자 한다.

무엇보다도 첫째, 이러한 공급망 충격의 원인과 같은 다양한 외부 환경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뭔가 계속적으로 변화해야 하고, 그 변화는 '철학'과 '혁신'이 없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기본적으로 4차 산업혁명의 시대에 최첨단의 기술을 도입하려는 대표의 '리더십 철학'하에서, '디지털 전환을 도모하려는 혁신'이 기업 전반에 나타나야 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혁신에는 기술로 인한 제품혁신뿐 아니라, 서비스 혁신, 비즈니스 모델의 혁신 등 모두가 가능하다.

둘째, 공급망 관리의 지속가능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근로자와 협력사, 그리고 지역 사회를 넘어서는 '기업 생태계 관점의 접근'이 요구된다. 삼성전자가 반도체 공장을 미국에 건설하는 이유는 미국시장의 반도체 생태계 내에서 안전하게 비즈니스를 영위하려는 목적이다. 나의 제품, 내 사업의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해 내 생태계는 어디에 속하고, 여기서 우리 기업의 ESG 경영의 역할이 무엇인지, 생태계 내에서 상호 협력의 필요성을 깨닫는 지혜가 필요하다.

정진섭 충북대 국제경영학과 교수
정진섭 충북대 국제경영학과 교수

셋째, '스피디한 유연성'이 필요하다. 공급망 관리와 같은 이슈를 직면하게 된 이유는 현대 사회의 변동성, 불확실성, 복잡성, 모호성이 무엇보다도 글로벌 리스크를 키웠기 때문이다. 따라서 변화를 대하는 태도가 유연해야 하며, 이러한 유연성에는 신속한 행동이 뒤따라야 할 것이다. 그리고 그러한 빠른 대응은 단순한 생존이나 시대의 변화를 따라가는 것이 아니라, 시대를 창조하고 리드해나가는 것이다.

끝으로 모든 것을 한꺼번에 이루려는 조급함보다는 '단계적 접근'을 통해 최종 목표를 달성하려는 여유로움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공급망 관리의 ESG 경영 로드맵' 구축을 통해 현 시점과 미래를 지속적으로 비교·검토하는 것이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다.

기업이 아니더라도 이 글을 읽는 독자들 또한 '자신의 가치를 지속가능하게 창출'할 수 있는 계기가 되길 기대한다.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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