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정석윤 농협구미교육원 교수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곡물 가격 급등으로 이어지고 이는 국내 소비자물가로 고스란히 반영되면서 '식량 안보'의 위기가 현실로 다가왔다.

밀 등 곡물 가격 상승은 우크라이나 사태에 따른 일시적 현상으로 보는 시각이 대체적이었지만, 고착화될 수 있다는 비관적인 전망이 나오고 있다. 지난달 유엔 식량농업기구(FAO)의 세계 곡물 가격 지수는 전월(170.1)에 사상 최고치를 찍은 이후 0.4% 하락한 169.5포인트(p)를 나타냈지만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농협경제연구소가 발표한 '세계곡물가격 변동성과 식량안보' 연구보고서에 따르면 국제 곡물의 가격 상승은 생산 지역의 편중성, 교역의 특수성, 독점적 곡물 시장 구조 등 요인으로 인해 굳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더 큰 문제는 주요 생산국들의 '식량무기화'가 국제정세에 따라 언제든지 이뤄질 수 있다는 시각이다. 농협경제연구소는 스위스의 경우 국민에게 식량 공급을 보장하기 위해 이미 2017년 연방헌법에 식량안보 규정을 명시했다면서 우리나라도 관련 규정을 헌법에 명시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정부에서도 쌀에 편중된 자급 구조를 밀과 콩 등 주요 곡물로 확대해 식량 주권을 확보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때를 맞춰 전국의 교통망 확충으로 1년 365일 새벽할 것 없이 전국의 농산물 출하는 계속되고 있다. 아시다시피 전업농중에서도 수개월 농사를 지어 1년을 먹고살고 농업소득에만 의존하는 농업인들이 아직도 많이 있다, 특히 요즘은 전국 각 지역에서 수박, 오이, 토마토. 애호박 을 비롯한 각종 채소류와 임산물 등 헤아릴 수 없을 만큼 신선이 중요시 되는 농산물의 출하가 빈번히 이루어지고 있다.

따라서 농산물 도매시장을 비롯한 대형 유통업체가 여전히 수도권에 집중돼 있다, 이 대목에서 중요한 사실은 농산물 경매시간을 맞추지 못해 제값을 받지 못하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는 사실이다. 산지에서 서둘러 출발을 해도 차가 많이 밀려 경매시간 맞추기는 갈수록 어려워 지고 있다. 필자의 입장에서 과거 경부선만 보더라도 경기권에서 밀렸던 현상이 이제는 충청권에서 병목현상으로 더욱 악화됐다.

심지어 그 시간대 어떤 버스와 승합차는 보란 듯이 과속할때도 있다. 상대적으로 버스전용차선 외에는 여전히 정체돼 있음에도 말이다.

지금은 점차 회복되고 있다지만 코로나 19로 인해 이동인구가 급속히 줄어 고속버스 등의 운행도 아직 단축운행중 이다. 이와 같은 현실을 감안해 신선한 배송이 우선시 되는 '농산물 수송차량에 대한 버스전용도로 이용'을 풀타임이 아니더라도 한적한 시간대에는 검토해도 된다고 필자는 감히 주장한다. 제 시간에만 경매가 이뤄지더라도 농산물이 제값을 받을 수 있다는 사실을 우리는 간과해서도 안되고 식량안보속 경제적 손실도 적지 않은점을 감안해야 한다.

 정석윤 농협구미교육원 교수<br>
 정석윤 농협구미교육원 교수

산물은 대부분이 생물이고 신선도가 제일 중요해 경매시간이 지연되면 그 손실은 고스란히 생산자인 농업인은 물론 2. 3차 유통업자에게도 전가 된다. 당일 경매가 이뤄어지지 않으면 하염없이 기다릴 수도 있고 품목에 따라 비록 다음 경매가 있다지만, 이 역시 신선도가 떨어져 가격도 당일가에 비해 현저히 떨어진다는 점을 감안해 일부 한적한 시간대라도 이용이 검토되길 간절히 희망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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