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염승규 영동경찰서 청문감사인권관

사람에게 누구나 주어지는 기본적 권리인 인권은 시대의 변화에 따라 그 의미와 요구수준이 함께 변화하고 있다.

흔히 언론 등에서는 상대적으로 보호가 필요한 사회적 약자에 대한 인권 문제가 화두에 오르는 경우가 많지만 정작 우리 주변에서도 인권의 중요성을 소홀히 한 채 살아가고 있는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국가인권위원회의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말 인권침해와 관련된 진정 중 가장 많은 사유를 차지한 유형은 '성별에 따른 인권침해'로 전체 진정의 47.2%였고, 그 뒤로 장애, 신분, 나이 순으로 집계되었다.

변해가는 사회적 인식의 흐름에 부응하듯 최근 몇 년간 각종 언론에서 토론의 주제로 양성평등이 주를 이루고, 직장인들을 대상으로도 많은 교육이 진행되고 있다.

성별에 따른 물리적인 차이는 인정하더라도 결국 남성이나 여성 모두 인간이라는 하나의 공통된 영역에서 서로의 권리와 존재를 인정해주는 인식이야말로 성평등 인권의식의 중요한 첫걸음이 될 것이다.

인권은 노인, 장애인, 여성 등 사회적 약자에 대해서만 해당되는 문제가 아니다.

본인도 모르게 무심코 내뱉는 말부터 행동들 하나하나가 누군가에게는 상처나 아픔으로 느껴진다면 우리는 그 누군가의 인권을 침해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신중하게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인권의식 함양을 위해서는 나 자신의 언행뿐 아니라 가족, 주변 동료나 친구들의 태도에도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

우리 경찰은 '동료개입 프로그램'을 도입하여 운영중에 있다.

물론 직무수행 현장에서 선을 넘는 동료의 행동을 제지하기가 생각보다 쉽지만은 않을 것이다. 만일 그 동료가 상급자라면 그 행동에 개입하여 제지하기는 굉장히 큰 용기와 부담이 필요할 것이다.

하지만 주변의 상황에도 개입할 수 있는 용기와 그것을 받아들일 수 있는 의식이 모여 시민으로부터 존중받는 인권경찰, 더 나아가 누구나 서로 존중하는 사회가 될 것이다.

우리가 누군가에 대해 소홀히 여기는 어떤 부분으로 인해 상처받고 외면당하는 사람이 생긴다면 우리모두는 누군가에게 가해자가 될 수도 있다.

염승규 영동경찰서 청문감사인권관
염승규 영동경찰서 청문감사인권관

변인들이 겪는 부당함과 불편을 나의 것으로 공감할 수 있는 능력이야말로 인권 보호에 다가가는 지름길일 것이다.

스스로 나 자신의 말과 행동을 돌아보며 진지한 성찰을 통해서 더불어 살아가는 우리 인생의 중요한 행복은 바로 '인권의식'이라는 출발점에서 시작한다는 것을 인식한다면 그 첫걸음은 소외받는 이들을 위한 의미있는 발자국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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