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국산 밀 생산 확대… 청주 5만평 생산단지 물꼬 역할

농림축산식품부 선정으로 농업회사법인 조은술세종㈜이 경영하는 청주시 흥덕구 내곡동 '2022 국산 밀 재배단지' 모습 /김명년
농림축산식품부 선정으로 농업회사법인 조은술세종㈜이 경영하는 청주시 흥덕구 내곡동 '2022 국산 밀 재배단지' 모습 /김명년

[중부매일 박건영 기자] 인도의 밀 수출 금지와 기후위기까지, 식량안보에 빨간 불이 켜지면서 국내 식량 자급률을 높여야 한다는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26일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우리나라 식량자급률은 지난 2020년 기준 45.8%로 절반에 미치지 못했다. 곡물자급률은 20.2%로 나타났다. 세부적으로 보면 우리나라 제2의 주곡인 밀은 0.8%은 약 99%를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세계식량안보지수(GFSI)를 보면 우리나라는 지난해 기준 100점 만점에 71.6점으로 113개국 중 32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8개국 중에선 28위로 하위권을 맴돌고 있다.

이 탓에 우리나라는 최근 러시아·우크라이나 사태, 인도의 밀 수출 금지 같은 외부적인 요인에 크게 좌지우지 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새 정부는 2027년까지 밀 자급률을 7%까지 끌어올린다는 목표를 설정하는 등 식량자급률 제고 의지를 천명했다. 이에 충북에서도 정부의 목표에 맞춰 밀을 자급하기 위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 선정으로 농업회사법인 조은술세종㈜이 경영하는 청주시 흥덕구 내곡동 '2022 국산 밀 재배단지' 모습 /김명년
농림축산식품부 선정으로 농업회사법인 조은술세종㈜이 경영하는 청주시 흥덕구 내곡동 '2022 국산 밀 재배단지' 모습 /김명년

충북 청주 시내에서 서쪽 방향으로 가다보면 우리의 식량 미래를 엿볼 수 있는 곳이 나온다. 청주산업단지를 끼고 돌아 10여 분을 들어가면 노란 논밭이 넓게 펼쳐져있다. 그중 빽빽하게 심어진 벼와 농작물들 한 가운데에서는 충북에서 보기 드문 밀이 고개를 들고 있다. 내곡동·남촌동·상신동을 품은 16ha, 약 5만평의 땅에 식량위기에 대비하기 위해 계획적으로 조성된 밀 재배단지다.

지난해 충북의 밀 생산면적이 6ha였던 것을 생각하면 3배나 넓은 밀 생산단지가 생겨난 것이다. 전국에 비해 차지하는 비중은 일부에 불과하지만 소수에 그치고 있는 밀농사의 물꼬를 트고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이곳은 '2022년 국산 밀 생산단지'로 농림축산식품부가 주관해 전국에 제2의 주곡인 밀의 자급률을 끌어올리기 위해 조성하는 단지 중 하나다.

충북에서는 유일하게 농업회사법인 ㈜조은술세종과 유기농쌀영농조합법인이 토종밀 '새금강밀'을 파종해 운영하고 있다. 여기서 생산되는 밀은 60t 가량으로, 6월 중 수확돼 절반은 국산밀 전통주로 가공되고 나머지는 정부가 수매해 청원비축기지로 옮겨질 예정이다.

농림축산식품부 선정으로 농업회사법인 조은술세종㈜이 경영하는 청주시 흥덕구 내곡동 '2022 국산 밀 재배단지' 모습 /김명년
농림축산식품부 선정으로 농업회사법인 조은술세종㈜이 경영하는 청주시 흥덕구 내곡동 '2022 국산 밀 재배단지' 모습 /김명년

농식품부 관계자는 "비축된 밀은 식량안보를 강화하고 위기 발생 시 물가 안정 등을 위해 시장에 공급된다"며 "위기 발생 시 1차적 목표는 국산밀을 사용하고 있는 민간시장에게 영향이 미치지 않기 위함이다"고 설명했다.

청주시도 정부의 밀 자급률을 끌어올린다는 취지에 공감하고, 더 나아가 국산 밀 생산단지를 확대할 계획을 가지고 있다. 시 관계자는 "올해 미원면·현도면 일원이 농식품부에서 선정되면 내년에는 30ha정도 규모의 밀 생산단지가 더 생겨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지원 폭도 확대할 예정이다. 현재 지원하고 있는 컨설팅 사업에서 2023년 기계·장비 지원, 2024년 보관창고, 저온시설 등 시설 지원까지 늘리겠다는 구상이다.

시 관계자는 "쌀을 제외하고 자급률이 낮은 곡물의 자급률을 높여야 식량위기에 대처할 수 있을 것"이라며 "지자체 차원에서 적극적으로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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