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의 눈] 염우 풀꿈환경재단 상임이사

유월이 되었다. 대한민국 현대사에 있어 유월만큼 격동적인 달이 또 있을까? 그 중 하나의 이슈는 지방선거이다. 우리나라는 전쟁 중인 1952년에 처음 지방선거를 실시하였다. 1960년 4.19 혁명 이후 체계적인 지방자치제도가 완비되었는데, 1961년 5.16 군사쿠테타 이후 중단되었다. 1987년 6월 민주항쟁을 거치며 다시 논의가 이루어져 30년 만에 지방자치제도가 부활하였다. 1991년 지방의원 선거를 먼저 실시했고, 1995년 6월 27일 지방자치단체장과 지방의원을 동시에 선출하는 제1회 전국동시 지방선거가 실시되었다. 그리고 오늘 8번째 지방선거를 실시하였다.

유월의 역사에서 6월 민주항쟁을 빼놓을 수 없다. 1980년대에는 전두환 신군부세력에 맞선 반독재 민주화운동이 지속되었다. 저항은 1987년 4.13 호헌조치 반대로 집중되었고, 특히 박종철 고문치사 은폐 조작사건과 이한열의 최루탄 치사 사건이 중첩되면서 범국민적 6월 민주항쟁으로 폭발되었다. 이를 통해 국민들은 대통령 직선제를 쟁취하였고, 이후 8명의 대통령을 직접 선출하였다. 본격적인 노동운동과 지방자치 부활의 전환점이 되었다. 문민정부 수립, 수평적 정권교체, 정치개혁과 정부혁신, 촛불항쟁과 대통령 탄핵 등 일련의 정치적 변화와 발전 과정을 거쳐올 수 있었다.

유월은 동족상잔의 비극인 한국전쟁이 발발한 달이기도 하다. 해방 후 한반도는 위도 38도 선을 기준으로 인위적으로 분단되었으며 미국과 소련에 의한 신탁통치를 겪어야 했다. 남과 북에는 상반된 정치체제가 들어섰다. 1950년 6월 25일 전쟁이 일어났고 3년 동안 전쟁이 지속되었다. 450만명의 인명피해가 발생하였고 국토는 초토화되었으며 이념적 대립은 극대화 되었다. 2000년에 비로소 남북대화의 물고가 터지기 시작했고 한반도 평화프로세스를 구상하게 되었다. 각인된 교훈은 전쟁은 곧 공멸이며, 공멸을 막기 위해서는 복잡한 국제적 이해관계 속에서 어떻게든 한반도 평화를 유지해야 한다는 점이다.

빼놓을 수 없는 또 한 가지 이슈는 환경이다. 6월 5일 세계 환경의날이다. 1972년 스웨덴에서는 환경에 관한 첫 번째 대규모 국제회의라 할 수 있는 '유엔인간환경회의'가 개최되었다. '하나뿐인 지구'를 주제로 열린 이 회의에는 114개국의 대표가 참여하였으며 환경 보호가 모든 국가의 의무임을 담은 '인간환경선언'을 발표하였다. 그해 유엔 총회에서 이 회의 개막식이 열린 6월 5일을 '세계 환경의 날'로 지정하고, '유엔환경계획' 설립에 대한 결의도 이루어졌다. 유엔환경계획은 해마다 환경의 날의 주제와 개최국을 선정하며 관심을 촉구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1996년부터 법정기념일로 지정하였다. 지속가능발전의 전환점이 된 1992년 '유엔환경개발회의'도 환경의 날을 전후하여 개최되었다.

염우 풀꿈환경재단 상임이사
염우 풀꿈환경재단 상임이사

유월의 이슈들은 우리가 지향해야 할 가장 중요한 가치를 일깨워 주었다. 전쟁을 통해 '남북평화'의 중요성을, 항쟁을 통해 '민주주의'의 소중함을 체득하였다. 지방선거를 통해 '지방자치'의 발전 방향을 모색하고, 국내외 환경행사를 통해 우리는 '생태사회로의 전환'을 구상하게 되었다. 생태와 평화, 민주와 자치를 합하면 어떻게 될까? 상생의 가치를 창출할 수 있다. '지속가능한 상생의 공동체'를 설계할 수 있다. 격동의 시대를 겪으며 획득한 가치는 국민 속에 살아 숨 쉬고 있다. 이제 6월은 시작됐고 지방선거는 끝이 났다. 팔랑, 빨강, 노랑도 초록 속에서 함께 어우러질 때 진정한 의미로 빛날 수 있다는 점을 잊지 않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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