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저 걸어온 음악의 길 후배들에게 알려주고 싶어"

[중부매일 박은지 기자] 충북예술고등학교 출신 플루티스트 정혜연의 귀국독주회가 오는 5일 오후 3시 금호아트홀 연세에서 열린다.

플루티스트 정혜연은 청주여자중학교 오케스트라 플루트 단원으로 활동하고 충북예술고등학교(이하 충북예고) 우수 신입생 연주회 등을 통해 두각을 나타낸 바 있다. 중앙대 음악대학을 졸업하고 크레떼이 국립음악원 플루트 디플롬을 심사위원 만장일치로 졸업해 전문연주자로서 기반을 다진 그녀에게 귀국독주회를 앞두고 음악에 대한 그녀의 이야기와 지역의 음악 꿈나무들에게 전하고 싶은 메시지 등을 들어봤다. / 편집자

"이번 귀국 독주회는 5년간의 프랑스 유학생활을 마치고 한국에서 처음 갖는 독주회다. 1부 시작을 C.P.E 바흐의 함부르크 소나타로 열고 드뷔시의 목신의 오후의 전주곡으로 프랑스의 인상주의 색채를 느끼실 수 있도록 구성했다. 1부를 바로크-낭만-현대음악순으로 플루트 곡을 소개했다면, 2부에는 프랑크 세자르 바이올린 소나타를 플루트 소나타로 편곡해 선보일 예정이다. 올해는 프랑크 탄생 200주년인 기념과 맞물려, 유학생활 당시 가장 애정했던 곡을 귀국독주회에 선보일수 있게 돼 기쁘게 준비하고 있다. 플루트를 마냥 좋아하던 어린아이에서 15년간 공부하고 성장해 전문연주자로서 선보이는 첫 독주회에 관객분들이 응원해주시길 희망한다."

91년생 충북 출신 음악가로서 다시 돌아온 그녀에게 5년간의 프랑스 유학생활 중 가장 잊을 수 없는 기억들은 뭐가 있을까.

"유학시절 가장 좋았던 것은 문화예술을 충분히 느끼고 향유할 수 있던 것이다. 전세계 유명 연주자들의 무대를 가까이서 접할 수 있었고 학생이란 신분으로 저렴한 가격에 언제든 관람할 수 있는 환경이 정말 행복했다. 연주 이외에 수많은 예술작품 그리고 그들이 받았다고 하는 영감들을 보고 느낄 수 있는 순간들이 좋았다. 다만 어린나이에 외국인 신분으로 타지에서 살아가는 순간은 고난이 연속이다. 그 시절 가장 힘든 시기를 꼽자면 이유도 모른채 몸이 아프고 말이 통하지 않은 채로 병원을 전전하고 학교생활까지 병행해야 했던 것이 가장 힘들었다."

어린시절부터 플루트와 함께한 그녀는 충북예술총연합회 주최 콩쿠르 금상, 한국플루트협회 콩쿠르 2위, 한국 영아티스트 콩쿠르 2위, 프랑스 파리 프로디쥬 아트 콩쿠르 차석 등 다수의 대회에서 실력을 인정받아왔다. 플루트와 떼려야 뗄 수 없는 인생, 그녀에게 플루트의 매력에 대해 물었다.

"플루트를 시작한 계기는 단지 악기가 예뻐서였다. 관악기 중 리드도 없이 오로지 내 입술로만 소리를 낼 수 있는 예민한 악기이기에 지금까지 어렵게 느껴진다. 작은 움직임에도 음정이 바뀌는 것은 물론 몸 상태와도 직결된다. 알맞는 공명을 가지고 부는 순간 악기와 하나됨을 느낄 수 있다. 내가 내뱉는 숨에 소리가 만들어지는 것이 놀랍고 가장 큰 매력으로 꼽을 수 있다."

충북예고 출신 그녀에게 지역의 음악영재들 혹은 꿈나무들에게 전하고 싶은 메시지에 대해 물었다.

"충북예고 재학 시절부터 지난 2010년 졸업하기까지 서울로 레슨을 받으러 다니면서 지역간에 문화예술 격차를 많이 느꼈다. 현재는 온라인을 통해서도 전세계 음악을 공유할 수 있지만, 귀국해서 청주에 지내다보니 아직도 지역내에서 활발히 활동하는데는 한계가 있다는 것을 절감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충북 문화예술 발전을 위해 노력하는 많은 연주자들과 지도자들이 있으니 그들의 활동을 눈여겨 보고 시각을 넓게 가져 전세계 음악인과 교류하는 방법을 찾는 노력도 해야 한다. 어린 학생들은 자신이 진정 원하는 삶이 무엇인지 당장 알 수 없으니 눈앞에 놓인 일에 일희일비 하지 말고 음악을 통해 행복감을 느끼고 삶의 철학을 갖는 계기로 삼았으면 좋겠다."

오는 5일 귀국독주회 이후 플루니스트 정혜연은 어떤 꿈을 꾸고 있을까.

"전 충북 출신 음악가로서 유학시절 공부가 끝나면 다시 충북으로 돌아가겠단 생각을 했다. 위를 바라보면서 공부를 하고 유학길에 올랐지만 돌이켜보니 지방에서 공부하는 이들의 고단함과 정보부족, 더 큰 무대에서와의 격차를 누구보다 체감했기에 살던 곳으로 돌아와 이런 경험을 나누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또한 후배들에게 내가 걸었던 길보다 조금 더 쉬운 길로 인도해주고 싶다는 생각을 가졌다. 이에 활발한 연주활동 뿐만 아니라 지도자 역할을 담당하고 지역문화예술 발전을 위해 역할을 해내고 싶다. 그 일환으로 6월 서울에서 귀국독주회를 시작으로 오는 10월 청주아트홀에서 두번째 독주회를 가질 계획이다. 또한 지역에 국한되지 않고 지도자로 몫을 감당할 수 있는 자리에 최선을 다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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