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최창석 전 공주문화원장

6월 6일은 현충일이자 24절기 중 아홉 번째 절기인 망종(芒種)이다. 망종이란 벼, 논보리 등 수염이 있는 까끄라기 곡식의 종자를 뿌려야 할 적당한 시기라는 뜻이다.

이 시기는 옛날에는 모내기와 보리 베기에 알맞는 때였다.

그래서 '보리는 익어서 먹게 되고, 볏모는 자라서 심게 되니 망종이요', '햇보리를 먹게 될 수 있다는 망종'이라는 말도 있다.

특히, 모내기와 보리 베기가 겹치는 이 무렵의 바쁜 농촌의 상황을 알려주는 말이 있는데 '발등에 오줌싼다'는 말이다.

얼마나 일이 바빴으면 논·밭에서 밖으로 나가지도 못하고 자기 발등에 오줌을 살까? 지금은 상상할 수 없는 이야기이다.

씨를 뿌리고 모를 심는 망종 절기에 요즈음의 정치를 생각해 보았다.

6월 1일 지방선거의 치열한 경쟁이 끝나고 승자와 패자가 갈렸으며 국민으로부터 선택받은 사람이 있고 또 그렇지 못한 사람들도 있다.

그러나 지난 5월 우리나라의 지방선거를 보면 모든 후보자들이 최선을 다해 유권자의 선택을 받으려고 노력한 것은 모든 국민이 인정할 것이다.

이제 차분히 승자는 승자대로 패자는 패자대로 자기 지역의 미래를 위해 고민해야 할 시기가 아닌가 생각한다.

우선 당선된 지방의 수장과 대표들은 좋은 씨앗을 뿌리는 마음으로 지방 행정을 이끌어 가야겠다.

좋은 씨앗은 어떤 씨앗일까? 먼저 시민의 풍요로운 생활이다. 경제적으로도 풍요한 생활과 더불어 문화적, 정신적으로도 여유롭고 윤택한 삶을 누릴 수 있는 씨앗이 중요하다.

지금 대한민국은 국민소득이 3만5천$이 넘어가는 선진국이고 세계 11위의 경제 대국이고 반도체 강국이다.

오죽했으면 세계의 대통령이라는 바이든 대통령이 일본을 먼저 들리지 않고 한국을 방문하였을까? 나는 바이든 대통령이 한국에 도착하여 맨 먼저 삼성 반도체 공장을 둘러보고 이재용 부회장과 한국에 대해 '탱큐'를 수십 번 하는 연설을 듣고 가슴이 뭉클하였으면 큰 감동을 받았다.

내 조국 대한민국이 이 정도의 수준으로 세계적인 위상이 높아졌나? 잠시 꿈만 같은 생각이 들었다.

경제적 위상에 맞는 문화생활을 영위하고 사람들이 소소하면서도 확실한 행복(이름하여 소확행)을 누릴 수 있는 많은 정책을 개발하여 씨앗으로 삼아야 할 것이다.

대한민국이 비록 작은 나라지만 그 지방마다 특색이 있다. 지역에 따라 토질이 다르고 기후가 다름에 따라 그에 알맞은 좋은 문화와 행복의 씨를 뿌리는 것, 그것이 지역의 수장이 하여야 할 일이다.

또 하나, 지역이 같이 공통적으로 뿌려야 할 씨앗이 있다. 그것은 환경보전과 기후온난화에 대한 대비이다.

우리는 지금 너무도 풍요롭고 행복하게 잘 살고 있는데 이 행복과 풍요를 우리의 자손들에게도 물려 줘야 하지 않을까? "우리만 잘살면 그뿐. 나 죽은 뒤의 지구와 환경과 인류는 내 책임이 아니다"라는 생각은 얼마나 이기적이고 인간답지 못한 행동일까?

그런 의미에서 지도자인 지방의 수령과 리더들은 주민들을 설득하여 미래에 대한 대비를 위한 씨앗을 뿌려야 한다.

최창석 전 공주문화원장
최창석 전 공주문화원장

끝으로 낙선자는 낙선자대로 내 지역을 위해 4년 후 어떻게 씨앗을 뿌릴 준비를 해야 하나? 내가 주민에 제시한 씨앗을 잘 설명하지 못하였는지, 내가 준비한 씨앗은 좋은 씨앗이었는지 등의 생각을 가지고, 더 좋은 씨앗을 만들고 4년 후 더 잘 설명할 수 있는 능력을 키우는 것이 중요하다.

6.1 지방선거가 끝나고 당락에 관계없이 지방의 정치인들이 지역과 나라를 위해 더 좋은 씨앗을 준비하길 기대해 본다. 예로부터 씨를 뿌린다는 계절인 망종에 대한민국 곳곳에 국민 행복의 씨앗이 골고루 뿌려지길 간절히 기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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