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뜨락] 류시호 시인·수필가

얼마 전, 잠실 석촌호수를 갔다. 석촌 호수의 면적은 6만 6천평이며 담수량은 636만t, 평균수심은 4.5m이다. 동호(東湖)와 서호(西湖)로 구분되어 있고, 양쪽 호수를 합친 둘레는 2.5km에 달한다. 필자가 자주 가는 남산 북측 순환로는 서울 시내를 보며 걷는 4km인데, 석촌호수 둘레 길은 호수를 따라 걷기도 좋고 또 다른 분위기이다.

동쪽 호수는 물가에 벤치가 많고, 건너편을 걷다 보면 물오리 집을 호수에 띄워 운치가 있다. 서쪽 호수는 야외에 피아노가 있어 누구나 연주를 할 수 있다. 근처 물가 포토존에는 거치대가 있어 가족 사진찍기가 좋다. 젊은 사람이 알려주어 거치대에 스마트 폰을 설치하고, 손을 올리니 부부 사진이 찰칵 찍혔다. 서쪽 호수에는 롯데월드타워 123층 전체가 나오는 포토존이 있다.

석촌호수는 송파구청이 롯데그룹의 협찬으로 잘 가꾸고 있다. 서쪽 호수에는 백화점, 호텔 놀이시설이 있고, 동쪽 호수 주변에는 롯데월드타워 123층이 있다. 1970년대는 종로의 3.1빌딩이 최고였고, 그 후 여의도 6.3빌딩이 최고였는데 이제는 잠실 월드타워 123층이 한국을 대표하는 랜드마크가 되었다.

독일의 대문호 괴테가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 책을 출간했다. 롯데그룹 신격호 회장은 일제 강점기 일본으로 돈을 벌러 가서,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 책을 읽고 주인공 샤로테의 이름을 따서 '롯데제과'를 설립했다. 프랑스의 나폴레옹도 전쟁터에서 괴테의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을 애독했다니, 사업가나 전쟁의 영웅도 사랑의 감정과 열정은 식지 않는가 보다.

롯데월드타워 123층을 보며 석촌호수 벤치에서 생각을 해보니 우리나라 경제 발전이 생각난다. 박정희 대통령의 경제개발 계획과 70년대부터 정주영, 이병철, 신격호, 김우중, 박태준 등 기업가의 리더십과 중공업에 헌신한 지금의 70~80대 노인들 열정과 땀이 우리나라를 세계 6위의 수출 대국으로 만들었다.

그런데 '눈떠보니 선진국'이라며 만족해서는 곤란하다는 이론을 정립한 이정동 서울대 교수(기술경영경제정책 전공)는 '최초의 질문'이란 책을 출간하며, 우리나라가 앞으로 나아갈 계획서를 제시했다. 한국은 고유한 기술이 없다면 국제사회에서 전략적으로 자립할 수 없다. 고유한 기술을 확보하지 못하면 한국은 지정학적 게임판에서, 갈팡질팡할 수밖에 없다고 했다.

미·중 갈등을 비롯해 국제적으로 정치·경제적 새판 짜기가 이뤄지고 있다. 반도체, 배터리 산업을 빼놓으면 한국은 남만큼 하는 정도이다. 지정학적 격동기와 기술의 큰 변천이라는 이중 파고를 넘으려면, 다른 나라가 못하는 걸 대학과 국책 연구소, 대기업과 중소기업 등 각 분야에서 새로운 신기술을 개발해야 한다. 그렇지 못하면 국제 하청 업체에서 벗어나기 어렵다.

류시호 시인·수필가
류시호 시인·수필가

세계 1등이던 일본의 D램, 핀란드의 노키아 휴대폰도 무너졌다. 국민소득 3만불이 2만불로 내려가는 것은 순식간이다. 현재에 안주하지 말고 기업에서는 리더가 왜? 하며 질문을 던져야 하고, 모든 분야의 리더들이 각성해야 한다.

정치인들도 싸움만 하지말고, 소득에 비하여 세금으로 퍼 주는 정책을 지양해야겠다. 우리는 그리스와 남미 베네수엘라 파산을 보았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의 참상을 통하여 대한민국의 앞길을 생각 해보자. 그리고 우리 모두 대한민국이 수출 세계 4위가 되도록 다 함께 노력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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