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기업 청주1공장 전 지부장대행, 임원 등에 향응 제공
회계자료 공개 요청에 회사 통합 과정서 장부 파기 주장

[중부매일 박상철 기자] 청주 Q기업은 이른바 '윤리경영'을 표방하면서 기업 위상 제고에 주력하고 있다.

그러나 각 지역에 소재하고 있는 사업장은 '먼나라 이야기'다. Q기업 청주1공장 전 지부장대행 A씨가 공금인 노조비를 개인 안위를 위해 유용했다는 사실이 최근 확인돼 논란이 되고 있다.

회사 노조원 등 제보자들에 따르면 "A씨는 매년 명절 때마다 회사 내 고위급 임원과 특정 부서 직원들에게 향응(소고기, 과일 등)을 제공했고 회사와 관계없는 사람에게 축의금까지 지급한 사실을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공금인 노조비를 지부장대행이 개인적 용도로 사용했다는 것이다. 이에 그룹 본사 부정비리를 제보와 Q기업 청주공장에 문제를 제기했지만 사측에서는 '모르쇠'로 일관하고 있다고 호소했다.

이번 문제는 지난해 11월 회사 사업부를 통합하는 과정에서 드러났다. 당시 Q기업 직원들은 한국노총, 흡수 합병한 W기업은 민주노총 소속으로 통합 과정에서 다른 두 노조 가입 문제에 따른 잡음이 발생했다.

제보자들은 "회사가 통합된 만큼 한국노총 없애고 민주노총으로 노조를 옮기려 했다. 하지만 당시 Q기업 한국노총 지부장대행 A씨가 자신의 자리를 지키기에 급급하면서 의견이 충돌했다. 그런 과정에서 노조비 회계자료 공개를 요청했는데 향응을 제공한 몇몇 문건을 발견했다"고 말했다.

현재 A씨는 지난해 10월 말 부로 회사를 퇴사한 상태다. 이유는 같은 해 2월 전전 지부장 B씨에게 송별회 선물로 약 300만 원에 달하는 골드바(행운의 열쇠)를 노조비로 제공한 사실이 드러났기 때문이다. 이번 향응 제공과 같은 맥락 사건으로 꼬리자르기로 책임회피 한 것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되는 상황이다.

본보가 확보한 명절 선물 지급 내역을 리스트를 보면 지난해 추석(9월), 총 9명에게 각 11만 원 상당의 한우 선물세트를 보낸 것으로 확인됐다. 총 비용은 100만 원에 달한다. 이들 9명은 사측 및 노조 고위 임원들로 받을 주소까지 명확히 표기돼 있다. 발신자는 'Q기업 노동조합 청주지부 지부장 A씨'다.

한 녹취 파일에서도 선물세트가 오간 사실을 확인할 수 있다. 고위 임원 C씨는 선물세트 받은 적있냐는 노조원 질문에 "네"라고 답했다. 이어 그는 "노조가 준 건지 몰랐지만 문제가 된다면 (어떤)조치든 취하라"는 내용이 담긴 통화 내용이다.

또 다른 문건을 보면 2021년 2월 직무판공비 명목으로 모 회사 사장 자녀 결혼 축의금으로 10만 원을 지급했다는 내용의 품의서다. 결혼식은 서울 소재 호텔에서 열렸다. 제보자들은 "회사와 아무 관련 없는 사람 결혼식 축의금을 노조비로 지출한다는 건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그러면서 "이후 회계자료를 가져간 Q기업 한국노총 측에 수차례 전화와 문자로 공개를 요청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우리가 낸 회비 사용 내역을 왜 공개를 안 하는지 모르겠다. 의혹만 키울 뿐이다. 떳떳하다면 공개 못할 이유가 없다"고 일갈했다.

이에 대해 Q기업 한국노총 관계자는 "청주지부 통합으로 조합 기능이 없어졌기 때문에 Q기업 한국노총이 회계장부 공개 의무도 없을 뿐더러 현재 파기되고 없다. 공개해달라는 요청도 없었다"고 해명했다.

이와 관련해 W기업측은 "이번 문제는 Q기업 때 일어난 일인데 W기업에서 대응하는 게 좀 애매모호한 부분이 있다"며 "회계자료도 가지고 있는 게 아니기 때문에 명확한 답변은 어렵다"고 말을 아꼈다.

한편 현재 노조원들은 자신이 받는 기본급의 2%, 보너스 2%를 노조비를 내고 있다. 약 10년차 직원의 경우 월 약 6만 원을 지출한다. 청주공장 근무 인원이 약 400명인걸 감안하면 월 2천400만원, 연간 3억 원에 달한다. 이는 단순 청주공장 기준이다. Q기업 전체 인원이 수만 명인 만큼 이들이 내는 노조비는 연간 수백억 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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