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편지] 김학수 농협중앙교육원 교수

우리 속담에 '밥이 보약'이라는 말이 있다. 심지어 의학의 아버지 히포크라테스는 '음식이 약'이라고 했다.

하루의 일과 중 먹는 것 즉, 식사가 그만큼 중요하다는 말이다. 문제는 무엇을 먹느냐하는 것인데 그런 의미에서 보면 오늘날 현대인의 식습관은 속담과는 거리가 멀다고 할 수 있다. 하루 세끼 밥을 챙겨먹는 것은 고사하고 쌀보다 밀가루 소비 의존도가 엄청 높아졌기 때문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1인당 연간 쌀 소비량은 2000년 93.6㎏에서 2021년 56.9㎏으로 급감했다.

20여 년 만에 거의 반 토막 난 셈이다. 이에 반해 쌀 생산량은 급증하다보니 올해 쌀값은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최근 인도의 밀 수출 금지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 따른 밀 수입 제한 등의 영향으로 밀가루가격이 급등하고 있는 것과는 사뭇 대조적이다. 쌀 재배 농가의 시름이 깊어질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이에 필자가 속한 농협에서는 7대 특·광역시를 중심으로 도시농협·기업·소비자단체와 범국민 쌀 소비 촉진 운동을 전개하고 있다. 쌀 할인행사는 물론 각종 기념품과 사은품에 쌀가공식품을 적극 활용하는 방법 등으로 말이다.

그러나 소비자들에게 단순히 쌀이 몸에 좋으니 많이 먹어달라는 국민정서에만 호소해서는 한계가 있을 수 밖에 없다. 쌀소비 촉진을 위해 정부 및 지자체, 유관기관의 다각적인 대책이 필요한 이유다.

먼저 쌀가공식품에 대한 투자를 확대해야 한다. 1인당 쌀 소비량은 줄고 있지만 쌀가공 식품의 소비는 늘고 있는 추세라 더욱 그렇다. 특히 젊은 세대보다 쌀에 대한 선호도가 높은 고령층을 위한 쌀음식과 쌀가공 식품 개발에도 관심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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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학수 농협중앙교육원 교수

그리고 맛과 품질을 중시하는 소비자의 특성을 감안해 고품질의 기능성 쌀 개발에도 적극 힘써야 한다.

또 쌀을 먹으면 살이 쉽게 찐다는 오해나 잘못된 영양학적 지식, 편견을 갖고 있는 소비자들에 대한 인식개선에도 노력해야 한다. 지금부터라도 우리쌀 소비촉진을 위한 범국가적 대책이 마련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 한국인은 '밥심'이다. 우리 쌀에 대한 소비는 이제 선택이 아닌 필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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