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증상에도 공항 통과 허점 노출… 전파력 낮지만 치명률 높아

[중부매일 나인문 기자] 국내에서도 바이러스성 질환인 원숭이두창 감염 의사환자(의심자) 2명이 처음으로 발생했다.

보건복지부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는 22일 "원숭이두창 의심환자 2명이 21일 신고돼 진단 검사를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2명의 의사환자는 지난 20일 항공편으로 입국한 외국인 A씨와 21일 독일에서 귀국한 내국인 B씨다.

A씨는 인천국제공항으로 입국하는 과정에서 원숭이두창 의심 증상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으며 현재 부산의 국가지정 입원치료병원 격리병상에서 치료 중이다. B씨는 인천공항 격리시설에서 대기 후 인천의료원으로 이송된 상태다.

문제는 B씨의 경우 입국 후 신속히 격리됐지만, A씨의 경우 입국 다음날 병원을 찾은 만큼 하루 동안 대인 접촉을 있었을 것으로 예상된다는 점이다.

이에 따라 증상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입국 과정에서 거르지 못한 만큼 검역 체계의 허점에 대한 비판이 제기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원숭이두창은 바이러스 감염에 의한 급성 발열 발진성 질환으로, 증상은 두창과 유사하나 중증도는 낮은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인수공통감염병으로 동물-사람, 사람-사람, 감염된 환경-사람 간 접촉을 통해 감염된다. 쥐와 같은 설치류가 주 감염 매개체로 지목되고 있으며, 주로 유증상 감염환자와의 밀접접촉을 통해 감염된다.

호흡기 전파도 가능하나 바이러스가 포함된 미세 에어로졸을 통한 공기전파는 흔하지 않기 때문에 코로나19처럼 전파력이 높지는 않다는 게 방역당국의 설명이다.

하지만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최근 원숭이두창의 치명률은 3~6% 수준으로 무시할 수준은 아니다. 신생아, 어린이, 면역저하자 등에서는 심각한 증상으로 진행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아프리카 지역에서 풍토병이 된 바이러스지만, 지난달 7일 영국에서 첫 발병이 보고된 뒤 세계 각국에서 빠르게 확산 중이다.

지난 15일까지 전 세계 42개국에서 2천103건의 원숭이두창 확진 사례가 보고됐으며, 풍토병 국가가 포함된 아프리카지역은 64건(3%)에 불과하고 나머지는 모두 유럽을 중심으로 한 비풍토병 지역에서 발병했다.

국가별로는 영국이 524건으로 가장 많고 스페인 313건, 독일 263건, 포르투갈 241건, 캐나다 159건, 프랑스 125건 등 순이다. 사망 사례는 나이지리아에서 1건이 보고됐다.

원숭이두창 감염 의심자 발생과 관련해 브리핑하고 있는 이기일 중대본 제1총괄조정관(보건복지부 2차관)
원숭이두창 감염 의심자 발생과 관련해 브리핑하고 있는 이기일 중대본 제1총괄조정관(보건복지부 2차관)

방역당국은 원숭이두창이 코로나19처럼 전파력이 높지 않은 데다 이미 백신과 치료제가 있기 때문에 지나치게 우려할 필요는 없다고 보고 있다.

다만 국내 유입 시 신속한 대응을 위해 지난 8일 2급 감염병으로 지정해 관리하고 있다. 2급 감염병은 전파 가능성을 고려했을 때 격리가 필요한 감염병으로 코로나19, 결핵, 수두 등 22종이 지정돼 있다.

정부는 이에 앞서 지난달 31일에는 원숭이두창에 대한 위기 경보 수준을 '관심' 단계로 발령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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