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전, 연간 30조원 적자 ㎾h 당 3원 인상 요구

[중부매일 박상철 기자] 이번 주 전기요금 인상 여부가 발표된다. 높아지는 물가 부담 속에도 요금 인상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추경호 부총리는 26일 'KBS 일요진단 라이브'에 출연해 3분기 전기요금 인상 가능성에 대해 "차일피일 미룰 수 없기 때문에 조만간 적정 수준 전기요금 인상안을 발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어 그는 "전기요금 인상 요인이 누적된 것은 지난 5년간 잘못된 에너지 정책 때문"이라며 "원전을 짓는 거 중단하고 중공 시기를 늦추고 신재생 에너지를 무리하게 올리는 등 무리하게 탈원전했다"고 지난 정부를 탓했다.

그러면서도 "한국전력이 최근 적자에 대한 국민 이해를 구할 수 있는 자성이 필요하다"며 "불필요한 자회사 매각, 성과급 동결 및 반납 등의 자구책이 제시된 상황"이라고 밝혔다.

정부는 앞서 21일 3분기 전기요금 인상 여부를 결론 내려고 했지만 발표 시기를 연기한 바 있다.

전기요금은 기본요금·전력량요금(기준연료비)·기후환경요금·연료비 조정요금 등으로 구성돼 있는데 분기마다 연료비 조정요금이 조정된다.

한국전력이 산정해 정부에 제출한 조정단가는 킬로와트시(kWh)당 33원가량이다. 이는 한국전력이 연료비 요인에 따른 적자를 면하려면 3분기 조정단가를 33원은 올려야 한다는 의미다.

그러나 연료비 조정단가 인상 폭은 직전 분기 대비 kWh당 최대 ±3원, 연간 최대 ±5원으로 제한돼 있어 한전은 최대치인 3원 인상을 요구했다.

한국전력은 올해 1분기에만 이미 사상 최대인 7조7천869억원 적자를 냈다. 특히 연간 적자 규모가 30조원대로 불어나며 자본잠식에 빠질 수 있다는 전망까지 나오는 상황이어서 조정단가는 인상될 것이라는 가능성에 힘이 실린다.

하지만 물가 억제를 최우선으로 내건 상황에서 인상 폭은 크지 않을 것으로 보여 한국전력의 올해 대규모 적자는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전기요금은 2013년 이후 올해까지 9년간 인상이 제한됐다. 그나마 올해는 킬로와트시(㎾h)당 기준연료비 9.8원을 올리기로 하고 그중 절반인 ㎾h당 4.9원을 우선 지난 4월 인상했다. 하지만 분기연료비는 국제유가 급등에도 불구하고 1~2분기 연속 동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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