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거진천의 명품, 꿀수박
생거진천의 명품, 꿀수박
  • 중부매일
  • 승인 2022.06.26 1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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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뜨락] 김윤희 수필가

크고 푸짐해서 좋다. 달고 시원하다. 초록과 빨강, 겉과 속이 분명하다. 새까만 씨도 콩알 반쪽 쪼개 놓은 것만한 것이 오지고 당차다. 성질은 차나 독이 없다. 속이 답답하고 갈증 날 때 그만이다. 열이 나는 번갈과 더위에 지친 서독(暑毒)을 풀어준다. 기를 내리고 이뇨작용을 도와준다. 노폐물 배출에 효과적이다. 신장의 기능이 약하거나 몸이 자주 붓는 사람에게 좋다. 자연산 전해질 음료라 불린다.

열대지방 사람들의 기호 식품으로 꼽지만, 우리나라에서도 한여름이면 누구나 찾는, 일반적인 과일이다. 아니, 엄격히 말하면 채소에 속한다. Watermelon, 바로 수박이다. 한여름 땀 흘린 이들에게 수분을 보충해 주는 데는 최고다.

수박은 덕산의 특산물이자 생거진천을 대표하는 효자 작물로 꼽힌다. '덕산 꿀수박'으로 확고히 자리매김을 하면서, 오늘날 농가에 부를 가져다 준 일등 공신이다. 한해 농사 수익이 보통 억대는 예사다. 이러한 결과를 얻기까지 농민들이 들인 정성이 얼마인가. 농사는 일한 만큼 거둔다는 말을 실감한다.

덕산꿀수박이 오늘의 명성을 얻은 것은 농민들의 노력과 성실함도 있지만, 기후 조건과 토질이 수박 재배에 적합하기 때문이다. 일교차가 커서 당도가 높고 육질이 단단하다. 껍질이 얇고 당도가 높은 데는 황토질 토양도 한몫했다. 이에 철저한 품질관리시스템을 갖추고, 소비자들에게 신뢰를 주어 선호도를 높여가고 있다. 혼자보다는 여럿이 한 시스템으로 움직이면 훨씬 큰 시너지 효과를 거둘 수 있음을 이곳에서 본다. 공동체 의식이다. 이는 비단 수박 농사에만 해당되는 것은 아니다. 더불어 살아가는 세상살이의 이치가 여기 숨어 있던 것이다.

모든 것이 처음 개척을 해 나가는 과정에서는 으레 어려움이 따른다. 1995년 10여 명의 회원으로 수박작목회를 결성하였단다. 시작은 미미했어도 믿음을 갖고 연구 노력한 결과 고품질을 유지할 수가 있었고, 점점 참여 농가가 늘어나게 된 것이다. 이제 덕산하면 꿀수박이 바로 연상될 정도로 온 들녘이 수박하우스로 단지화되었다.

김윤희 수필가
김윤희 수필가

수박이 명품화가 되기까지는 어디 보이는 부분만이었겠는가. 씨앗을 뿌리고 싹을 틔워 모종을 심고 가꾸는 과정은 전문가적 예술혼이 투여되지 않나 싶다. 명품 수박을 길러낸 농부의 손길이 곧 예술혼이 깃든 장인의 손길이다. 중간중간 순을 쳐 주고, 열매를 솎아주는 손길이 정성스럽다. 한 포기에 가장 실한 결과물을 얻기 위해 버리고 비움을 몸으로 체득하며 치열한 삶을 엮어내는 것이다. 하우스 안에서 한여름 작열하는 태양의 열기를 고스란히 온몸으로 받아내며 자식 키우듯 정성을 들여 이뤄낸 성과물이다.

덕산의 꿀수박은 이제 덕산만의 작물이 아니라 생거진천의 특용작물로 자리 잡았다. 생거진천 쌀과 함께 진천의 얼굴이 되었다. 당당하고 미덥다. 잘 익은 수박 한 덩이는 지친 사람들에게 생기를 넣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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