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기현 칼럼] 한기현 논설고문

자고 일어나면 치솟는 물가에 자영업자, 직장인, 주부, 소비자 모두 죽겠다고 아우성이다.국민들은 지난 2년간 정부를 믿고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한 불편과 손해를 감수하며 숨 죽이고 살았다.그 결과 지난 5월부터 코로나19 상황이 진정되고 거리두기가 해제되면서 조금씩 일상을 되찾고 있었다.그러나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여파로 에너지와 곡물류 가격이 폭등하는 등 인플레이션 악재가 터져 국민 생활이 다시 나락으로 떨어졌다.

월급 등 소득과 매출은 제자리인데 물가만 가파르게 올라 실질 소득이 곤두박질쳤다.주부들은 연일 치솟은 생활 물가에 장보기가 무섭다고 하소연한다.자영업자는 밀가루, 식용류, 커피 등 식재료 가격이 급등해 팔아도 남는 게 없다며 정부에 대책을 요구하고 있다.직장인들은 한끼에 1만원을 육박하는 점심값 절약을 위해 도시락을 싸오거나 편의점 도시락과 삼각김밥을 이용하고 있다. 반면 정유업계만 고유가에 따른 정제 마진 강세로 호황을 누리고 있다.오피넷에 따르면 지난달 30일 기준 휘발유 전국 평균 가격은 l당 2천144원으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정재 마진은 배널 당 최고 29달러로 손익 분기점 5달러의 6배에 달한다.초과 이익을 환수해야 한다는 이유다.

더 큰 문제는 당분간 물가가 계속 올라 국민 생활이 더 힘들어질 것이라는 전망이다.한국은행이 지난달 말 발표한 6월 소비자 동향 조사에 따르면 향후 1년간 예상 소비자 물가 상승률인 기대 인플레이션율이 전달 3.3%보다 0.6% 포인트 오른 3.9%를 기록했다.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장관은 6∼8월 소비자 물가 상승률이 6%대를 기록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이는 IMF 외환 위기였던 1998년 11월 6.8% 이후 24년만에 최고치다.

이에 정부가 유류세 추가 인하, 수입 관세 인하 등 고물가 대책을 잇따라 내놓았지만 시장에서 별다른 효과를 발휘하지 못하고 변죽만 울리고 있다.

국회는 한술 더 뜨고 있다. 차기 총선을 위한 주도권 쟁탈전에 빠졌다.국민의힘은 5년만에 되찾은 정권 수호를 위해 법제사법위원장 몫을 통한 입법권 장악을 , 더불어민주당은 과반이 넘는 국회의원수를 앞세운 국회 주도권 고수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지금도 국민의 곡소리에 귀 막고 법사위원장 자리를 놓고 치킨 게임을 벌이고 있다.

여야가 법사위원장을 고집하는 이유는 법사위가 법률안 심사, 탄핵 소추, 헌법재판소 사무, 의원 자격 심사 등 중요 안건을 다루기 때문이다.특히 상임위에서 올라온 법률안이 법사위를 통과하지 못하면 본회의 상정이 사실상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한기현 논설고문
한기현 논설고문

국민들은 정부와 여야 모두 입으로만 '국민을 위해서'라고 외치고 정작 국민 생활에는 관심이 없는 것처럼 행동한다고 지적한다.정치인의 이율배반 행동은 어제 오늘 일이 아니지만 작금의 상황은 정말 짜증난다.정부와 여야가 한몸으로 뭉쳐도 해결하기 어려운 데 싸움 만 일 삼아 하는 말이다.정부와 국회는 제발 남 탓 그만하고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고강도 물가 대책을 서둘러 내놔야 한다.그렇지 않으면 나중에 반드시 대가를 치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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