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종욱·박지원·이상균 작가, 9월부터 보-쉬르-센 파리이응노레지던스 입주
대전의 젊은 작가들에게 유럽 선진 미술계 체험·새로운 창작 기회 제공

박지원 작가 (인왕산)/대전고암미술문화재단 제공
박지원作 인왕산 /대전고암미술문화재단

〔중부매일 모석봉 기자〕(재)대전고암미술문화재단(대표이사 류철하)은 2022년 제7기 파리이응노레지던스 입주작가로 선발된 박종욱, 박지원, 이상균 등 3인을 오는 9월 1일부터 11월 4일까지 약 2개월간 프랑스 파리의 인근 도시 보-쉬르-센(Vaux-sur-Seine)의 이응노 아틀리에에 파견한다.

코로나19로 파리이응노레지던스는 2020년, 2021년 열리지 못했다. 올해는 작가 및 유족의 건강과 안전을 위해 2개월 단기 연수로 추진한다. 작가들은 파리 미술 탐방, 비평 워크숍, 오픈 스튜디오 전시 등 레지던스 프로그램을 통해 자신의 작업을 한층 성장시키고 유럽 무대에 선보일 수 있는 역량을 강화한다.

특히 올해는 10월 중 파리 갤러리 이함(IHAM, 46 Bd Henri IV, 75004 Paris)에서 오픈스튜디오 전시를 개최해 파리이응노레지던스의 성과를 프랑스 미술계에 폭넓게 소개하는 자리를 가진다.

박종욱 작가는 어린 시절의 기억에서 유래한 지배자와 피지배자 사이의 폭력적인 관계를 '콘 카머(Konkammer)'시리즈를 통해 조명한다. 작가는 박제된 곤충과 기이한 드로잉을 결합해 마치 17-18세기 유럽의 진귀한 수집품을 진열하는 캐비넷처럼 그 안에 박제된 생명체를 집어넣어 지배자와 피지배자의 관계를 구축한다. 이질적이고 독특한 이미지의 결합은 작품 속에서 폭력의 구조를 시각화한다.

박지원 작가는 한국의 전통이라고 인식돼 왔던 특정 문화들이 한국의 산업화, 근대화를 겪으면서 변형되고 존속하는 방식들을 표현한다. 산업화라는 근대의 합리성에 빠르게 잠식되어 가고 있는 전통의 풍경들, 민속과 민화의 이미지들이 현대문명 속에서 공존하며 일으키는 이질적인 감정을 시각화한다. 현대와 과거의 서로 다른 문화와 시간성을 가진 소재와 지료를 발굴해서 그 독특한 특성을 오늘에 되살려 전통과 현대의 시간적 간극에 대해 생각해 본다.

이상균 작가는 주변의 도로, 다리, 저수지 등 토목 건축물을 자신의 주요 그림 소재로 삼는다. 건축물과 주변 풍경이 이루는 접점을 회화적으로 표현한다. 마치 건축물을 쌓아 올리듯 물감을 두텁게 발라 회화를 층층이 쌓아올린다. 동시에 붓과 나이프, 헤라, 미장칼 등을 사용해 구조와 질감을 만든다. 작가의 작업 방식은 건축 방식과 매우 닮아 있다. 그의 그림은 대상을 단순화하고 소거하지만 결국엔 대상의 본질에 가까운 결과를 만들어낸다.

류철하 대표이사는 "코로나19로 인해 3년 만에 파리이응노레지던스 사업을 재개했다"며"오래 기다린 만큼 파리 갤러리 이함(IHAM)에서의 오픈스튜디오 전시 등 더욱 내실 있는 레지던스 프로그램을 준비했으니, 대전의 청년 작가들이 거장의 발자취를 따라 창작의 지평을 넓힐 수 있는 성장의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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