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아리] 김동우 논설위원

시내버스 일부 승객들의 꼴불견이 가관이다. 짜증 정도를 넘어 한 대 쥐어박고 싶다. 꼴불견 최상위는 스마트폰 통화. 버스 운행 소음 등으로 목소리가 커진다. 통화 시간이 길다. 주변 불편은 아랑곳하지 않는다. 심지어 수화자 목소리까지 들린다. 엄청난 소음공해다. 프라이버시를 과감히 공개하니, 정말 꼴불견이다.

둘째는 카톡 통화. 엄지 방아에 따른 '까똑, 까똑, 까똑' 이어지는 소리 말이다. 한국동란 때 북한군의 따발총 소리가 무색할 정도다. 무척이나 귀에 거슬린다. 카톡 통화는 무음으로도 가능하다. 하지만 막무가내다. 여기에다 낄낄 웃거나 중얼거리면 짜증을 넘어 화가 동한다. 몰상식의 극치다.

셋째는 출구 기둥 잡고 서 있기. 빈 좌석이 있는 데다 곧바로 내리지 않는데도 말이다. 하차할 승객이 그 승객이 내리는 줄 알고 뒤에 서 있다가 당황하기도 한다. 한쪽 팔은 기둥을 끼고 양손은 스마트폰을 든 채 머리를 스마트폰에 처박고 있다. 몰지각한 행동이다. 발로 걷어차거나 몸을 세차게 밀쳐 버리고 싶다.

넷째 입방아질. 서 있거나 자리에 앉아 있거나 관계없다. 술 취한 인간들의 입방아는 정말 대단하다. 승차부터 하차 때까지 입방아질이다. 시끄러운 점도 문제지만 대화 내용이 거슬릴 때가 많다. 학생의 경우 주로 선생님이나 급우 등에 대한 흉과 쌍스러운 욕이 대부분이다. 학생 신분에 어긋나는 저속한 이야기도 잦다.

다섯째 백팩(Backpack) 메고 통로에 서 있기. 뒤로 메면 승객의 진로를 방해하거나 불편을 준다. 앞으로 돌려 메거나 손에 들면 통행에 어려움이 없는데도 말이다. 자신만 편하면 된다는 이기적 행동이다.

여섯째 좌석 독차지. 옆 빈 좌석에 가방을 놓거나 빈 좌석의 일부을 침범해 착석하지 못하게 하는 놀부심보다. 가방을 빈 좌석에 놓고 조는 척하거나 다리 벌리고 앉는 수법이 대표적이다. 두 좌석을 전세라도 낸 것 같다. 웬만한 가방이나 물건은 무릎에 놓으면 되는 데도 말이다.

김동우 YTN 청주지국장
김동우 논설위원 

일곱째 운전기사의 무관심. 운전기사는 승객의 몰상식에 어떤 제재도 가하지 않는다. 승객들은 꼴불견을 지적하기 어려운 데다(자칫 '너나 잘해'라며 망신을 주기도) 순응할지 미지수라 빨리 하차하고 싶어질 뿐이다. 운전기사도 할 말은 있을 터. 여러 차례 지적했지만, 늘 그러하니, 백약이 무효라 생각하는 듯하다.

버스 내에서의 일이지만, 시민의식 실종과 공중도덕 추락의 단면이다. 배려와 상생의 마음가짐 역시 실종이다. 청소년들이 더욱 심하다. 또래, 가정, 학교, 사회 등 모두 시민의식과 공중도덕을 잉태하지 못하는데 그 원인이 있다. 누구를 탓하겠는가? 사회를 탓해야지. 여하튼 걷잡을 수 없이 막가는 세상 같아 서글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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