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 인상에 소유주 부담 커져… 투기과열지구 규제 해제 목소리
[중부매일 나인문 기자] 전국 최고의 상승율을 자랑하던 세종시 아파트 매맷값이 바닥을 알 수 없이 추락하고 있다.
일부 아파트단지의 경우 지난해 초에 비해 수억원이 급락한 가격에 손바뀜이 이뤄지는 등 급락세가 멈출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더욱이 매맷값과 전세값은 뚝뚝 떨어지는데 거래마저 뚝 끊겨 대출을 받아 집을 장만한 아파트 소유주들이 치솟는 은행이자를 감당하지 못해 불면의 밤을 보내야 하는 실정이다.
실제,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세종시 도담동에 있는 '반도유보라(도램마을11단지)' 전용 84㎡는 지난달 25일 4억8천만원에 직거래됐다. 지난 5월 6억8천만원에서 2억원 가량 떨어진 가격이고, 지난해 초 9억원을 넘어섰던 가격에서 반토막이 난 셈이다. 직특히 4억원대 가격은 2020년 1월(4억8천만원) 이후 2년 7개월 만이다.
인근 '현대힐스테이트(도램마을15단지)' 전용 84㎡도 지난 1일 6억5천만원에 매매됐다. 지난 6월 7억3천만원에 직거래가 이뤄진 이후 두 달 만에 8천만원이 급락했다. 지난해 1월 기록한 신고가 9억6천만원보단 3억1천만원이 떨어진 가격이다.
다정동에 있는 '가온마을4단지' 전용 84㎡도 지난달 21일 7억3천만원에 새주인을 맞았다. 올 1월만 해도 8억6천500만원에 거래됐지만 7개월만에 1억3천500만원이 하락했다.
전셋값 하락세도 심상치 않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8월 첫째 주 세종시 전셋값은 0.28% 하락했다. 지난해 11월 셋째 주 이후 37주 연속 하락 중이다. 매물은 쏟아져 나오는데 수요가 없어 가격이 내리고 있는 실정이다.
세종시청 인근 보람동 '호려울마을3단지'의 경우 전용 84㎡의 전세가가 3억5천만원에서 2억5천만원으로 1억원이 떨어졌다.
이처럼 매매·전셋값이 동반 하락하면서 세종시민들의 상당수는 "인근 대전시는 규제가 풀렸는데, 왜 세종시는 아직도 투기과열지구로 묶어놓는지 알 수 없다"며 금리까지 빠른 속도로 치솟고 있어 이자부담에 밤잠을 이루지 못하고 있다는 하소연이다.
이에 따라 투기과열지구와 조정대상지역 등 규제지역을 조속히 해제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세종시는 현재 수도권을 제외한 지역 가운데 유일한 투기과열지구다. 반면 함께 규제 지역으로 묶여 있던 대전은 최근 해제됐다.
문제는 이런 상황이 지속될 경우 세종시의 집값이 완전히 붕괴될 수 있다는 점이다. 자칫 은행이자를 감당하지 못하는 소유주들이 매물을 쏟아낼 경우 주택시장의 혼란도 우려된다.
한국은행이 최근 발표한 보고서도 향후 집값 하락 위험이 가장 큰 곳으로 '세종시'를 지목했다.
세종시 부동산업계의 한 관계자는 "부동산시장을 때려잡으려고 하다가 실수요자를 비롯한 서민까지 잡게 생겼다"면서 "세종시도 하루빨리 규제지역을 풀어주지 않으면 집값 하락으로 인한 혼란이 사회적 문제를 야기할 수도 있는 상황"이라고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