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 간 생각·마음 나누는 마을 플랫폼 역할 톡톡"

〔중부매일 정봉길 기자〕공기좋은 시골에서 한량하게 살아가는 것이 모든 사람들의 로망일 것이다.

하지만 생활비는 물론 가족들이 시골 생활에 잘 적응할 수 있는지 등을 감안해 볼때 귀농귀촌은 그렇게 쉽지 많은 않다.

김영수씨(60세)는 이런 일반적인 틀을 깨고 도시의 삶이 아닌 농부의 삶을 선택했다.

전직 대학교수의 길을 걸었던 그가 힘든 농부의 길은 선택한 것은 바로 철학적 가치를 몸과 마음으로 실천하기 위해서다.

특히 주민들과 함께 행복한 삶을 위해 '남제천 마을신문 봉화재사람들'이란 마을신문까지 창간한다.

자신의 지위와 권위를 버린채 작은 시골에서 마을신문을 발간하게 된 배경과 목적을 들어봤다. /편집자

김영수씨가 제천의 한 커피숍에서 마을신문을 발간하게 된 배경을 설명하고 있다.

김영수씨는 2010년 제천시 수산면 수곡리로 귀농·귀촌했다. 수곡리에 자그만 밭(700평)을 구입해 사과농사를 시작했다.

NGO단체, 전국공공운수노동조합연맹, 국립경상대학교에 재직했던 그로서는 실천적인 연구활동을 위해 이곳을 찾은 것이다.

그가 바라는 꿈은 조금은 생소하다. 특별한 직위나 풍족한 돈이 아니다. 

언제 어디서든 '죽을 때까지 자신의 존재를 스스로 확인하며 살다가 잘 늙어 잘 죽고 싶다'고 한다.

첩첩산중의 작은 마을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이 최고의 '삶의 격'을 누리도록 하겠다는 게 그의 작은 소망이다.

김영수씨는 반노반지(半勞半知) 즉 절반의 노동과 절반의 지식을 추구한다.

4시간은 사과밭에서 육체노동을 하고, 다른 4시간은 지식을 쌓고, 4시간은 지역의 변화를 일구는 공동체 활동을 하며, 마지막 4시간은 문화 활동과 가사노동을 한다.

지역공동체의 삶의 질을 위한 활동은 2012년부터 시작된다.

같은해 12월 A광산업체가 덕산면 삼전리 마을 앞산에서 굴진채굴을 노천채굴로 바꾸려 하자 '광산개발저지를 위한 덕산면 주민대책위원회'를 꾸려 이를 막아냈다.
또 B광산업체가 2021년 수산면 대전2리에 광산을 개발하려 하자 이 또한 '채굴계획인가'를 불허하게 하는 데 앞장섰다.

2014년 3월에는 수산면 오티리에 투기형 수목장이 마을에 건립된다는 것을 알고 주민들과 함께 2년동안 투쟁해 승리를 이끌어 냈다.

가뭄으로 고통 받고 있는 농민들. 식재했던 나무가 물이 부족해서 말라 죽는 상황이 발생되자 '주민들과 끝까지 함께한다'는 그의 본능은 여지 없이 나타났다.

2015년 6월. 수곡리의 가뭄을 해소할 주민참여형 정책모델을 제천시 농업정책과와 협의한 끝에 2021년에 완성시켰다.

제천시와 충청북도는 마을의 제일 높은 곳에 물을 끌어 올려 보관했다가 17개 과수농가에게 공급하는 수리계 시설을 완료했다.

김영수씨의 주민 및 지역 사랑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2017년 11월 지역공동체의 대전환을 일궈내기 위한 고민을 시작한다

지역에서 농기계 정보네트워크 구축, 지역 소식지 혹은 마을신문 등의 다양한 '연결고리'를 만들자는 것이었다.

이를 위해 2018년 12월 마을신문 발간위원의 조직을 위한 제안서를 만들고, 2019년 1년 내내 발간준비위원들을 본격적으로 조직했다.

마을신문 발간위원들이 '남제천 마을신문 봉화재사람들' 창간 준비를 하고 있는 모습.
마을신문 발간위원들이 '남제천 마을신문 봉화재사람들' 창간 준비를 하고 있는 모습.

결국 약 20여 명의 마을신문 발간위원들은 2020년 2월부터 11월까지 '남제천 마을신문 봉화재사람들' 창간 준비3호까지 발간했고, 이달 11호를 앞두고 있다.

어느 누구나 마을과 마을공동체가 살기 좋고 잘 살아가는 행복을 꿈꾼다.

|그래서 '남제천 봉화재사람들'은 마을을 보다 살기 좋고 함께 행복하게 살아가는 곳으로 바꿔보겠다는 취지로 마을신문을 만들었다는 김영수씨.

2017년부터 현재까지 편집국장을 역임하면서 마을신문 발간에 중추적인 역할을 맡고 있다.

그는 지역 꿈나무들이 올바른 진로를 선택할 수 있도록 세심한 배려도 아끼지 않는다.

2020년 5월부터 '남제천 교육살리기 모임'을 주도한다.

이 모임의 논의 결과를 토대로 제천시청, 도교육청, 제천교육지원청, 남제천 지역의 학교 교장선생님들과 지속적으로 협의했다.

핵심 목표는 남제천 지역 초.중등학교의 교육을 살리기 위한 마을의 역할과 기능을 찾는 것이었다.

그결과 2021년에는 수산면 이장협의회와 함께 이 모임의 전략적 방향을 '수산 활력복원 거점센터 구축'으로 바꾸었다. 

교육뿐만 아니라 문화, 복지와 경제의 활력을 부활시키기 위한 전략으로 수정한 것이다.

이후 제천시와 2020년 5월부터 수산면 활력복원 거점센터 추진을 협의하고, 2021년 11월 정책추진을 확정했다.

그리고 2022년 4월에는 제천시청과 수산면 이장협의회가 '거점사업 추진선포식'을 진행하기 이른다.

또 수산면 이장협의회는 (구)남제천농협 건물 2동의 철거를 완료했고, 수산 활력복원 거점센터의 운영방안 및 수산면 중장기 발전계획에 대한 컨설팅도 추진하고 있다.

김영수씨는 "마을과 주민이 몸과 마음을 합쳐서 만드는 '남제천 마을신문 봉화재사람들'이기에 서로 생각과 마음을 공유하고, 기쁨과 슬픔도 공존하는 마을의 삶 살림 연결망이자 너와 내가 연결된 얽힘의 관계망이 되고자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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