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경기에서 선수들이 잘해줬다. 내년에는 좋은 결과를 기대할수 있을 것 같다"
23일 서울 동대문야구장에서 열린 춘계대학리그에서 세계사이버대학과의 첫 경기를 치른 `슈퍼 스타' 감사용(49) 국제디지털대 야구부 감독은 1-2 패배가 못내 아쉬운 표정이었다.

감사용 감독은 올해 목표가 1승을 거두는 것이라고 말해왔지만 지난 2002년 창단한 세계사이버대와 이날 대등하게 싸웠다.

선발투수 신정익은 7⅓ 이닝 동안 3안타 1실점으로 호투했고 안타수도 7-4로 앞섰다.

또 주자들이 도루를 3차례 성공하는 등 활기찬 플레이를 펼쳤지만 집중력 부족으로 8회에 결승점을 내줘 아쉽게 무릎을 꿇었다.

지난해 12월 창단해 훈련기간이 3개월에 불과한 팀치고는 성공적인 데뷔전이다.

국제디지털대는 프로원년인 1982년 삼미 슈퍼스타즈에서 단 1승(15패1세이브)을 올리는 초라한 성적으로 그라운드를 떠났던 감사용 감독이 지휘봉을 잡아 화제를 모은 팀.

그러나 국제디지털대 야구부는 야구 만화로 유명한 '공포의 외인구단'을 연상케할만큼 여건은 좋지 못하다.

야구부원 15명은 감사용 감독의 과거를 떠올리게 할 정도로 프로팀이나 다른 대학팀의 낙점을 받지 못한 2류급 선수들.

또 선수 가운데 절반 이상이 훈련비를 전혀 내지 못할 만큼 경제적으로 힘든 처지이고 학교 등 외부로부터의 지원이 전무하다.

이번 대회를 앞두고서는 대한체육회 규정에 따라 근거지가 있는 경남야구협회 대신 학교 사무국(경기도 수원)이 있는 경기도야구협회에 등록해야 하는 우여곡절도 있었다.

국제디지털대 야구부는 이런 어려움 속에 지난해 12월부터 경남 진해에서 합숙하며 하루 9시간씩 맹훈련 해왔다.

`청각장애 거포' 장왕근(20)이 "성심학교 시절과는 비교할수 없을 정도로 힘들다"고 말할 정도로 훈련은 혹독했다.

선수들은 조금씩 기본기를 탄탄히 만들어갈 수 있었고 동계훈련이 결실을 보는 올해 가을부터는 어느 팀도 만만히 볼 수 없는 강팀으로 거듭난다는 야심이다.

감사용 감독은 "선수들이 야구에 대한 열정으로 똘똘 뭉쳐 있다"면서 "쉽지 않겠지만 이번 대회에서 첫승을 거두고 장기적으로 프로팀에 선수 1명이라도 보낼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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