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족문학작가회의와 ‘삶이보이는 창’이 펴내는 청소년 문예지 ‘푸른작갗가 제5회 청소년문학상 당선작을 발표했다.

재능 있는 예비 문학도를 발굴하기 위해 실시하고 있는 푸른작가 청소년 문학상은 중등부 운·산문과 고등부 운·산문 분야에서 올해 모두 4명의 장원과 8명의 우수상, 6명의 장려상 수상자를 선정했다.

충북에서는 고등부 운문부문에 응모한 충북 청원 김현명(양업고등학교)의 ‘비오는 날의 풍경화’가 장려상을 수상했다. 이인휘(소설), 맥리(소설), 이재웅(소설), 양정자(시), 김경주(시), 윤석정(시)씨로 구성된 심사위원단은 김현명의 또 다른 시 ‘어시장’을 예로 들며 “삶의 현장을 ‘이곳에선/ 비린내조차 팔딱팔딱 살아움직인다’고 생동감 있게 표현했다”며 “많은 가능성과 미래 희망을 보았다”고 평했다.

한편 중등부 운문장원은 김영우(광주 동신중), 산문장원 진다솔(서울 중계중), 고등부 운문장원 박영란(서울 도봉고), 산문장원 이진송(창원 중앙여고)이 차지했다.

비 오는 날의 풍경화

김현명(청원 양업고)

빗소리만 가득한 어느 오두막집.
커다란 곰 인형을 안고 문자메세지를 날렸다
외딴 방 창문 틈 사이로 빗물이 스며들고
처마 밑에 켜둔 흐린 외등의 불빛들이
스탠드가 되어 주고 있었다
그럴 때 마다 나는 빗줄기가 긋고 가는
검은 도화지 위에 별을 그려 넣고 있었다
마음속으로는 차마 다하지 못한 사연들을
핸드폰으로 어루만지고 있었다
하늘에서 주룩주룩 흘러내리는 빗물처럼
핸드폰 속 이야기들이 튀어나올 것만 같았다
쓰다만 문자메세지가 이야기로 쌓여가는 밤
볼링 핀처럼 차례로 그리움이 쓰러지면
저 혼자서 핸드폰은 안테나를 뽑아들었다
수신인이 없었으므로 받을 수 없는 메시지만
몇 통 더 날렸다, 빗물은 손님처럼
오두막집 지붕을 두들기고 방안에 누워
천장을 바라보면 흰색 거미줄만 가득했다
생각할수록 자꾸만 흔들리는 생각들
지금 내 옆에 아무도 없다는 것
저 흐르는 빗물이 눈물일까,
빗물은 흐린 외등의 불빛마저 울게 하는데
가야지, 돌아가야지
새삼 칼날 같은 낱말들을
가슴 깊은 곳에 보석처럼 새길 때
어느새 마음속엔 환한 별이 뜨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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