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선문고 초대형 매장 확장

대형서점 불모지인 청주에 교보문고 진출설이 나돌고 있는 가운데 중대형서점인 일선문고(사장 김상규)가 매장을 600평 규모로 확장이전하는 것으로 알려져 서점계 지각변동이 예상된다.

청주 서점계는 최근 몇년 사이 대표적 중대형 서점들이 줄지어 문을 닫으면서 현재 성안길문고와 주식회사로 법인 등록한 일선문고, 분리독립한 가경동터미널의 또 다른 일선문고가 지역 토종서점으로 남아있다.

여기에 최근 남문로의 일선문고가 현재 매장을 내놓고 철당간 북쪽의 광장 부지 일부와 600평 규모의 3층 건물을 인수한 것으로 확인돼 대형서점으로의 탈바꿈이 가시화되고 있다.

일선문고 관계자에 따르면 빠르면 12월, 늦어도 내년 4월에는 새로운 매장에서 정상영업을 하게 된다.

이 같은 배경에는 청주와 비슷한 도시규모인 전주에 지난 6월 교보문고가 진출, 고객이 집중되는 ‘블랙홀 효과’로 토종 서점들이 잠식당하고 있으며 다른 지역에서도 교보와 영풍 등 대형서점의 진출이 활기를 띠고 있는데 따른 위기감이 자리하고 있다. 지역 서점계의 이같은 현실은 비단 청주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대한출판문화협회가 지난달 27일 발간한 2006한국출판연감에 따르면 지난해 서점계는 교보와 영풍, 반디앤루니스 등 초대형서점들의 점포 확대와 인터넷 서점들의 공격적 할인으로 대형서점 점유율은 증가한 반면 중소형 서점은 폐업이나 전업 등으로 부익부 빈익빈이 심화됐다.

특히 대형서점과 지역 서점에 대한 출판사들의 공급률도 크게는 20%까지 격차가 발생, 대형서점의 마일리지까지 감안하면 이들은 경쟁력에서 압도적 우위를 점하고 있다.

그러나 출판시장의 침체에서 역시 자유롭지 못한 대형서점들이 신규지점과 신규 사업을 확대하는 것은 당연하지 않냐는 해석 또한 일반적이다. 따라서 인구 75만인 전주에서 성공한 교보문고가 67만 인구의 청주에 진출할 것이라는 ‘설’도 설득력을 얻는다. 현재 교보문고는 서울 3곳, 경기도 4곳, 대전, 대구, 부산, 창원, 전주 그리고 영남대 출장소까지 모두 13곳의 지점을 운영하고 있다.

교보문고 홍보팀 홍석용 대리는 “교보문고는 책을 파는 사기업이지만 문화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업가치 때문에 지역의 요구와 시장성을 검토해 입점을 신중히 결정하고 있다”며 “입점검토부서가 따로 있어 청주 진출 가능성을 언급할 순 없지만 그렇다고 배제할 이유도 없다”고 말했다.

홍 대리는 또 “대형서점이 입점하면 지역의 중대형서점들이 잠식당할 것이라는 우려가 있지만 부산의 경우 오히려 독자서비스가 높아지지고 토종서점이 경쟁력을 갖추는 등 상생의 효과를 얻었다”며 “지방서점의 입지약화를 대형서점 진출로 해석해 거부감을 갖는 것은 무리가 있다”고 덧붙였다.

지역에서 소형 서점을 운영하고 있는 최모씨는 “출판시장 침체와 서점계 부익부 빈익빈은 대형서점 대 토종서점의 대결구도로만 볼 문제가 아니다”며 “출판사의 독과점과 난립, 도매서점과 일반서점의 유통 및 거래 제도 미비, 도서정가제와 인터넷 이용 인구의 증가 등 다양한 요인이 연관돼 있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독자들이 변하고 책읽는 문화가 조성되지 않으면 중소형 서점은 물론 대형서점도 외국 자본에서 자유롭지 못할 것”이라며 “서점과 출판사, 독자들의 체질개선은 물론 오프라인 서점들의 차별화된 생존전략이 필요한 때”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일선문고의 대형화 전략이 청주 토종 서점의 명맥을 이을 복안이 된다해도 영세 동네 서점들이 ‘고래싸움에 새우등 터지기’는 비껴갈 수 없다는 것이 동네 서점들의 우려다. 현재 청주에는 참고서류를 판매하는 문방구를 포함해 모두 150여개의 크고 작은 서점들이 조합을 결성해 운영하고 있다.

온라인 서점과 대형서점의 사업 확장, 도서정가제를 둘러싼 서점계와 출판계의 팽팽한 줄다리기가 계속되고 있는 상황에서 일선문고의 대형화 전략이 지역 서점계에 어떤 지각변동을 몰고 올지 두고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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