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천호 시인 세번째 시집 '강아지풀을 뜯으며' 펴내

박천호 시인이 펴낸 세번째 시집 '강아지풀을 뜯으며'에는 그리움의 정서가 가득하다. 시인은 사람을 살게 하고 새로운 세계를 향하게 하는 생명력과 추진력의 원천이 그리움에 있다고 확신한다.

시집 머리 자서에는 '이 세상 남겨진 숱한 언어 중에서 그리움이란 말보다 더 정겨운 말이 있을까? 그렇다면 흐드러진 봄날 울어대는 저 뻐꾸기 울음도 어쩌면 지독한 그리움 때문이리라'며 시집이 그려놓은 세계를 암시하고 있다.

강아지풀도/ 마음에 드는 놈이 있고/ 그렇지 않은 놈이 있다.// ...(중략)... 마음에 드는 놈인지/ 그렇지 않은 놈인지는/ 정작 내 손 안에 있다 - <강아지풀을 뜯으며>중에서

표제시 '강아지풀을 뜯으며'에서는 그리움과 미움의 거리가 상징적으로 드러난다. 주위에서 쉽게 볼 수 있는 풀 가운데 하나인 강아지풀을 뜯으며 시인은 마치 사람과의 척도를 재듯 그리움에 대한 해답도 마음먹기에 달려 있음을 은유한다.

'달맞이꽃 사랑'에서는 밭둑 아래 바짝 야윈 대궁에 핀 달맞이꽃을 가리키며 '어쩌면 사랑한다는 것이/ 마른 세상 향해 내뿜는/ 팽팽한 긴장일지도 몰라'라고 독백한다. 비록 한 구석에서 피우는 달맞이꽃이라지만 화려하지 않은 그 꽃은 시인의 내면과 닮아 있다.

사랑과 그리움에 대한 팽팽한 긴장은 시인의 시집 전체를 관통하는 주제다. 그리움이 일관되게 흐르는 시집에는 사람 사이의 단절을 극복할 수 있는 소통의 방법이 자리하고 있다.

시인은 영동 상촌에서 태어나 공주교대와 한국방송통신대 국문학과, 한국교원대 대학원을 졸업했으며 지난 1994년 창조문학 신인상을 수상하며 문단에 나왔다. 저서로는 시집 '이별 없는 이별'(2000)과 '아내와 컴퓨터'가 있다.

현재 한국문인협회와 충북작가회의 회원으로 활동하며 시소식지 ‘황학산 싸리꽃’을 격월로 발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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