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왕용씨 '딩아돌하' 창간호 주장

독도는 돌로 된 섬 아직 돌맛을 모르시는 모양인데

차봐, 제 발부리 아프제, 왜 섬것들이 섬의 뿌리도 몰라

돌은돌로떡은떡으로친다는옛분들말씀, 倭倭倭, 왜 모르냐구----

-박진환의 '독도' 전문-

지난해 발표된 박진환의 시로 어려운 외교 소재인 독도에 음악성, 풍자성을 잘 가미했다는 비평을 받고 있다.

'詩의 위기' 또는 '詩의 죽음'이 자주 거론되는 시대에 시가 詩답기 위해서는 이른바 '리듬'과 '비유'를 다시 주목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충북 최초의 시전문 계간지인 '딩아돌하'(주간 청주대 임승빈 교수) 창간호가 260여쪽 분량으로 얼마전 출간됐다.

조성민(정일품 대표) 씨가 발행을 맡은 이번 창간호는 초대시, 신작시, 기획특집, 기획연재, '이 시대의 시인', '이 시인을 주목한다', 세계시 등 지역성을 극복하고 시가 지닐 수 있는 것을 망라적으로 다루고 있다.

이중 '기획특집'과 '기획연재'에 들어 있는 양왕용의 '시의 시다움이란 무엇인가', 문덕수의 '한국시의 현주소' 등이 현대시의 고민과 나아갈 방향을 쉬우면서도 깊이 있게 서술, 시 애호가들의 접근을 돕고 있다.

양 시인에 따르면 문학은 이제 2, 30년 전과 달리 교양으로서의 왕좌 자리를 유지하지 못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문학의 중심에 위치하는 시는 독자 감소와 효용의 미미함으로 더욱 위기를 맞고 있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시인으로 데뷔하기가 옛날보다 훨씬 쉬워진 요즈음의 현실에서는 시인에 대한 신비감마저 사라지고 있다. 뿐만 아니라 시와 산문의 변별성이 자주 무너지면서 장르적인 혼란까지 일어나고 있다.

양 시인은 이에 대해 "시가 시다움을 되찾기 위해서는 시의 오랜 기재인 이른바 리듬과 비유를 다시 주목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에 따르면 시의 음악성인 리듬은 한국 근대시와 태동을 함께 한 시적 기재로, 김소월과 김영랑에 이르러 절정을 맞았다.

그러나 ▶우리말 발음에 고저장단이 사실상 없고 ▶회화성과 이미지성이 영양 불균형적으로 강조됐으며 ▶이밖에 난해시가 등장하면서 시의 리듬성은 구시대 유물로 취급됐다.

그는 이에대해 "시에 있어서의 리듬은 원초적인 감동을 유발하는 것으로 한국의 사계절, 민속놀이의 사물, 심장의 박동, 화음과 불협화음과 같다"고 밝혔다.

이와함께 그는 "따라서 고저장단이 없는 우리말 특징을 보완하기 위해서도 시에서의 리듬은 계속 강조돼야 한다"며 "앞으로의 시창작은 낭송에 적합하도록 의도적인 리듬을 장치할 필요도 있다"고 밝혔다.

양 시인은 비유에 대해서는 "지나치게 난해하지 않은 비유는 시다움 회복에 큰 기여를 할 것"이라며 "그러나 이 경우도 감각적 이미지가 등장하지 않는 작품은 독자들에게 감동을 주지 못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를 잘 살린 시인으로, 정지용 유치환 김수영 등을 꼽았다. 양 시인은 이들은 '관념의 감각화' 그리고 '사물화를 통한 상징'으로 시의 위기를 극복했다고 평가했다.

한편 문덕수 씨는 '한국시의 동서남북' 제목의 글에서 현대시의 유형을 전통적 서정시, 관념·생태시, 언어 이미지시, 탈관념시, 주지시 등으로 분류했다.

전통적 서정시인으로는 서정주 박목월 조지훈이, 관념시인으로는 한용운 이육사 유치환이, 이미지 시인으로는 정지용 김광림 박남수 등이, 주지시인으로는 김기림 김현승 오세영 황동규 박진환 등이 지목됐다.



'딩아돌하'는 무슨 뜻

고려시대 사랑 노래인 정석가(鄭石歌)의 첫 구절로, 당신이 오는 길에 울려 퍼지는 편경과 같은 악기의 음악소리이다. 굳이 '정이여 돌이여' 뜻으로 풀이할 수 있으나 일종의 여음적 성격을 갖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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