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미FTA 도내 제조업체 미칠 전망

지난해 충북은 사상 최초로 80억달러 수출을 돌파했다. 전년동기 대비 무려 42.2%가 늘어 전국 최고의 증가율을 기록한 한해였다.

이번 한·미 FTA 체결은 충북의 수출입 전선에 어떠한 영향을 미칠까.

아직 국회와 미의회의 비준 등 본격 시행시점까지 도내 기업들의 환경변화 등 변수가 많으나, 경쟁력이 취약한 중소기업들에겐 적잖은 부담이 될 전망이다.

충북 무역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충북도내 기업의 대미 수출액은 10억8천200만달러로 전체 수출액 80억5천400만달러중 13.4%를 차지했다. 올들어 2월까지 대미 수출액은 1억9천844만9천달러로 전년동기 대비 19.8%의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 충북도내 대미수출품목중 1억 달러 이상 실적을 보인 품목은 무선전화기(3억3천823만 달러)가 가장 많았고 이어 집적회로반도체(1억6천61만 달러), 자동차부품(1억3천390만달러)순이다. 충북도내 대미 최대 수출기업은 하이닉스 반도체, 엘지화학, 엘지전자, 세원이씨에스, 심텍, 한국다우코닝, 일진글로벌, 매그나칩반도체, 삼동, 엘지전자 청주 공장순으로 파악됐다.

이중 무선전화기, 반도체, 자동차부품이 차지하는 전체 수출비중은 60% 이상을 차지하고 있어 한·미 FTA 체결 이후 충북의 대미수출은 이들 기업들의 선전여부에 달려있을 정도다. 외견상 이번 한·미 FTA 체결로 전기·전자제품의 2-5% 관세가 폐지됨에 충북의 대미수출이 크게 늘수도 있다는 판단이다.

그러나 무역협회 관계자는 "관세율이 크게 높지않아 원화가치가 높아진다면 이들기업에게 유리해보이는 한·미 FTA가 유명무실할 수도 있다"며 "협상내용을 잘 분석해 누가 미국 시장을 적극적이고 효과적으로 공략하느냐에 따라 한·미 FTA의 득실이 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충북도내 대미수입액은 13억4천875만달러로 2005년 10억달러를 넘어선 이해 꾸준히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올해 2월까지 대미수입액도 2억827만달러로 전년동기와 비교해 0.3% 미미하지만 증가세를 유지하고 있다.

지난해 대미수입품목은 반도체제조용장비(2억7천442만달러)가 가장 많았고 이어 합성수지(1억9천146만달러), 집적회로 반도체(1억4천306만달러) 순이다. 소가죽(3천992만달러), 기타 정밀화학원료(3천384만달러), 기타 화학공업제품(2천599만달러), 자동차 부품(2천303만달러)등 원자재와 자본재가 대부분이어서 수입관세 폐지에 따른 혜택이 기대된다.

그러나 소비재인 사료(4천959만달러), 꿀 및 로얄제리(5천822만달러), 화장품(3천600만달러)도 크게 증가하고 있어 국내 기업과 치열한 생존싸움이 불가피한 실정이다. 특히 도내 산업구조상 일정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축산·음식료품 가공업의 경우 한·미 FTA체결로 큰 어려움이 예상된다.

게다가 국내 대기업의 납품에 주력해온 영세 중소 제조업들은 한·미 FTA 체결로 원가가 낮아지는게 오히려 부담이 될 수 있다.

충북개발연구원 조택희 박사는 "한·미 FTA 최대 수혜가 기대되는 IT, 자동차 부품산업이 충북의 대미 수출을 주도하는 만큼 부정적 영향보다는 긍정적 효과가 기대된다"며 "그러나 자본이나 기술력이 부족한 중소기업은 외부적 충격에 민감하게 반응할 수 밖에 없어 결국 문을 닫는 경우도 속출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 박익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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