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쇄회로기판 생산 ㈜네오텍 이상배 대표이사
그때 나이 38살. 창업하면 다 될 줄 알았는게 그게 아니었다.
"퇴직금 등 2천만원과 처가집, 누나 돈 끌어들여 모은 1억원이 전부였어요. (전 사장을 믿고)설비 투자를 했는데 도와주기로 한 1억원을 주지 않는 거예요. 설비업체에선 돈 달라 아우성이고, 돈은 없고, '나 죽는다' 하소연하니 정확히 7월 말일날 돈을 주시더군요"
이후 그는 정말 돈 귀한 줄 알고, 아끼고 또 아꼈다고 한다. 2년후 전 사장의 측근으로부터 당시 얘기를 들었다.
"너무 힘들게 훈련시킨 것 아니냐"고 묻자 그는 "이상배가 돈을 너무 쉽게 알면 돈을 못 버니 자금교육 철저하게 시켜라"고 후일담을 들려줬다.
그는 참 미웠지만 눈물이 쏟아졌다고 말했다.
네오텍은 2004년 전환점을 마련한다.
그는 "핵심 공정없이는 100년, 200년 해도 똑 같고, 직원들 인건비 싸움만 하다가 지치는게 중소기업"이라며 프레스 공정을 심텍으로부터 뺏다시피 가져왔다.
도전에는 늘 시련이 따르기 마련이다.
"사업계획서상 35억원을 투자해야되는데 70억원이 필요했어요. 35억원은 잘 마련했는데 나머지는 빌릴데가 없더군요. 임대공장이라 담보도 안되고, 간신히 업체를 설득해 설비를 끝냈지요. 그러나 이 업체가 돈을 갚지않는다고 핵심부품을 떼어간다는 거에요. 업체한테 울면서 무릎꿇고 빌었어요. 다행히 기한을 연장해준 덕분에 지금은 다 갚았습니다"
순간 한 남자의 진실어린 눈물이 보였다.
그는 "5억원을 갚기위해 교도소에서 몸으로 떼울려면 34년간 있어야 한다. 모든 책임은 내가 지는 것으로 누구의 도움에 기대선 안된다"며 "담보없는 대출은 없고 결론은 벌어서 써야 한다"며 무차입 경영을 강조했다.
자금 조달에 어려움을 겪었지만 자신의 돈 약속에 대해선 철저하다. 목표달성에 따른 직원들에게 지급하는 3천500만원의 상여금은 빚을 내서라도 단, 하루를 늦춘 적이 없다고 한다.
그에게선 사훈인 가족존중이 묻어난다. 1년에 세차례 400여명 직원 가족이 모여 체육대회, 단합대회, 송년행사를 갖는다. 몸이 아픈 직원이 있으면 반드시 공장장과 함께 병원을 찾고있다. 한 직원의 딸 대학입학 선물로 컴퓨터를 전달하기도 했다. 앞으로 10억원 규모로 직원들 사모님들이 가족들을 위해 수익을 낼 수 있는 사업을 구상중이라고 소개했다.
(주)네오텍도 인력수급이 쉽지만은 않다.
그는 "많은 기업이 기술력과 인재부족, 돈 없음을 핑계되나 따지고보면 다 경영을 잘못 한 내 탓 아니냐. 하지만 당장의 이익만 생각하는 젊은이들이 야속하기도 하다"며 "젊은층들이 꿈과 이상만 쫓고 책임을 등한시 하는 태도를 버려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주)네오텍은 현재 새로운 부지를 물색중이다. 세계 최고의 양산기술과 고객 니즈를 충족하는 마케팅 중심으로 10년내 세계 틈새시장 1위의 목표를 향해 뛰고 있다.
그는 네오텍의 성장 비결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어머니가 막노동하며 나를 키웠지만 지금의 나는 사부가 없으면 존재하지 않는다. 사람 그릇 다 비슷, 비슷한 것 아니냐. 이 길을 가는데 선배가 누구냐 하면 '전세호 사장'과 하나는 '책'이다"라며 "반드시 직원들과 꿈을 함께 이루겠다"고.
그는 서재에서 책 한권을 골라 선물했다. 최근 베스트 셀러인 '이기는 습관'이다. 뜯지않고 포장되어 있는 게 미리 준비한 듯 보였다.
박익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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