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직원 공감대 3개반 6명 '구슬땀'

청주시 기업지원과

"반기업 정서가 많이 해소되었다지만 기업인을 진정으로 존경하는 사회적 분위기가 충분치 않습니다. 당장의 일거리와 먹고 사는 문제가 기업활동에서 시작됨에도 기업인들의 노력을 과소평가하는 경향이 있지않나요"

이종준(46) 청주시청 기업지원과장의 열변이다.

모든 지자체마다 '경제'가 화두인 가운데 이 과장의 청주시청 기업지원과 근무 인연은 남다르다.

▲ 기업이 조금이라도 더 좋은 환경에서 일할수 있도록 도와주고 현장 애로해결을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는 청주시청 기업지원과 직원들이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 김용수
1998년 청주시 조직개편으로 공업계와 상공계가 합쳐져 기업지원계가 신설됐다. 1년 남짓 청주국제공예비엔날레가 생기면서 사라진 기업지원계는 10년 후인 2007년 7월1일자로 기업지원과로 확대개편됐다. 10년전 기업지원계의 초대 계장이었던 그는 지금의 기업지원과 초대 과장을 맡고 있다. 대학에서 법학을 전공했지만 지금은 청주시청 내부에선 경제통으로 불린다.

10년전과 비교해 그는 "많이 달라졌죠. 당시가 규제위주에서 적법성 여부를 따지는 권위주의 행정이었다면 지금은 행정편의를 과감히 탈피, 기업중심으로 바뀌는 과도기"라고 설명했다.

'이런 규제때문에 안됩니다'가 아니라 '이렇게 규제를 바꾸면 할 수 있습니다'로 달라지고 있다는 것이다.

처음에는 직원들의 수동적, 경직성을 바꾸기가 쉽지않았지만 지금은 적극적, 유연성을 가진 조직으로 많이 변화하고 있다. 기업가 입장에서 고민하고, 해결하려는 친기업가적 사고방식으로 변모하고 있는 것이다.

당장 이날도 교통표지판에 회사명을 넣어달라는 기업체 건의를 받고 고민중이다. 예전같으면 관련 법과 형평성을 따져 그냥 무시했던게 관행이었다.

이같은 기업체 애로접수는 현장 모니터링을 통해 이뤄진다.

"책상에 앉아 머리로 생각하지 말고 밖으로 나가라. 기업과 경제단체를 만나 현장에서 그들의 목소리를 들어야한다. 기업이 조금이라도 더 좋은 환경에서 일할 수 있도록 도와주고, 개선할 것을 찾아보자"는 전직원들의 공감대가 모아지고 있다.

처음엔 기업을 방문하기가 머쓱했다고 한다.

배철영 중소기업 담당은 "공무원들의 방문을 달가워하는 기업이 없었어요. 바쁜데 뭐하러 오느냐고 물 한모금 안주더군요. 아직도 감독이나 적발하러 오는 것 같은 인상을 많이들 갖고 계시더라고요"라며 솔직히 말했다.

그는 "공무원들 오는게 성가시고, 도움이 하나도 안되지요"라며 먼저 자아비판을 했다. "진정성을 느껴서인지 맞장구를 치며 한, 두마디씩 공무원에 대한 불만을 내놓더군요. 결국 그게 다 애로사항이고, 건의사항이지요"

한 번, 두 번 만나는 횟수가 늘면서 기업 입장에서 생각을 하다보니 기업들도 마음을 열었다. 3개반 6명으로 기업체 방문반을 조직해 열심히 뛰어다녔다.

LG화학이 자사 생산품의 판로에 애를 먹고있는 것을 알고 대형 공사현장과 협의해 60억원 상당의 자재를 구매할 수 있도록 다리도 놓았다. 진입도로가 불편하다는 건의를 받고 해결책을 강구하기도 했다.

개별입지한 한 기업체로부터 상수도 요금을 일반용에서 공업용으로 전환해달라는 요청을 받고는 조례를 개정, 다른 30여개 업체들이 싼 값에 공업용수를 사용할 수 있도록 제도적 장치를 마련했다.

신흥식 기업정책담당은 무엇보다 경제활성화의 걸림돌은 청주시내 공장부지가 부족하다는데 주목했다.

관련법에 대한 면밀한 검토와 타 부서와의 협의를 통해 일반공업지역내 건폐율을 70%로 규정한 현행 '청주시 도시계획조례'를 80%까지 조정할 수 있는 '국토의 계획 및 이용에 관한 법률'을 적용해 조례개정을 추진중이다.

조례개정이 이뤄질 경우 청주산업단지 총면적 409만8천㎡(124만평)의 10%인 약 40만㎡(12만평) 1천200억원 상당의 공장용지를 확보하는 효과가 기대된다.

민원이 끊이지않는 청주산단의 주차장 부족을 해결하기위해 송정천 1.2㎞ 구간을 복개해 상습침수 피해를 막고 임시 주차공간을 확보할 계획이다. 출퇴근 버스 노선 확대와 버스 승강장에 자전거 거치 등 여러 방안을 모색중이다.

청주산단의 활성화와 여성인력의 활용을 위해서는 보육시설이 태부족한 것도 시급히 해결할 과제다. 당장은 내년부터 근로자복지공단내 어린이 집에 인근 근로자들의 자녀를 우선 배정할 계획이다.

이렇게 현장에서 보고 들은 경험은 매일 아침 3분 스피치로 전 직원이 정보를 공유한다. 기업을 위해 무엇을 할 것인가를 직원들 스스로 다지는 계기로 삼고있다.

청주시 기업지원과의 공문은 '시민의 일터를 제공하고 지역경제에 기여하시는 귀사에 대하여 깊은 존경과 감사를 드립니다'로 시작한다.

이종준 과장은 "기업이 100㎞ 속도로 달려갈때 공무원은 35㎞, 법은 25㎞로 변화한다네요. 적법성만을 고집할 게 아니라 합목적성의 테두리안에서 가능한 방법을 찾는게 공무원의 임무"라며 "문제점이 없고, 어려움이 없다면 그게 일인가요. 우린 함께 일을 찾아서 하는 부서입니다"라고 파이팅을 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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