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광석 과장 / 한국은행 충북본부

흔히 국제금융시장에는 국경이 없다고들 말한다. 그래서 국제금융시장에서는 국가간의 금리나 환율 차이에 따라 수익을 올릴 수 있는 곳으로 자금이동이 빈번하게 이루어지고 있다. 이러한 국제적 자금이동중 최근 국제금융시장의 주목을 받고 있는 것으로 엔캐리트레이드를 꼽을 수 있다.

엔캐리트레이드를 말할 때 자주 인용되는 표현이 우리나라의 강남아줌마와 같은 '와타나베 부인'이다. 즉 일본의 주부(와타나베 부인)들이 일본에서 매우 싼 금리로 자금을 빌려 상대적으로 금리가 높은 우리나라를 포함한 신흥 아시아, 호주, 뉴질랜드, 동유럽, 남미 등의 국가에 빌려주거나 투자하여 수익을 올리는 것을 비유한 말이다.

국제적으로 주목을 받을만큼 엔캐리트레이드가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는 것은 일본이 장기간의 국내경기 침체를 타개하기 위하여 과거 10여년간 초저금리정책을 유지하고 엔화가 여타 통화에 대하여 약세를 보인 것이 주된 요인이라고 할 수 있다. 엔캐리트레이드는 상대국가의 기업들에게 싼자금을 제공하여 투자를 늘리고 주식이나 채권의 가격을 상승시켜 자산가치를 높여주는 다소 긍적적인 효과도 있지만 반대로 엔캐리트레이드 자금이 청산될 경우에는 해당 국가의 유동성이 감소하고 자산가격이 하락하게 되어 이에 다른 금융시장의 충격이 예상된다.

엔캐리트레이드 자금의 청산이란 국제금융시장에 투자되거나 운용되고 있는 자금이 일본으로 되돌아가는 것을 말하는데 만약 일본의 금리가 높아지거나 엔화가 강세를 지속하게 되면 일본 국내 금융시장에 투자하는 것이 이익이 되기 때문에 국제금융시장에 나와 있던 엔캐리트레이드 자금이 일본 국내로 되돌아 갈 것이다.

이러한 엔캐리트레이드 자금의 청산이 급격하게 이루어질 경우에는 국제금융시장의 유동성이 단기간에 큰 폭으로 감소하게 됨에 따라 금융시장이 큰 혼란에 휩싸일 수 있다는 우려 때문에 최근 국제금융시장은 엔캐리트레이드 자금의 청산 가능성 여부에 따라 크게 동요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일본정부는 국내경기 회복의 지연으로 계속 저금리정책 기조를 유지하고 있으며 엔화 환율도 급속하게 강세로 전환될 가능성이 높지 않아 앞으로 당분간 엔캐리트레이드 자금의 급격한 청산은 없을 것으로 예상하는 전문가들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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