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산· 수소 이어 산소· 질소 등도 단계적 인상

지난해 하반기부터 탄산, 수소를 중심으로 가격인상에 올들어 산소, 질소, 아르곤을 제조하는 산업용가스메이커들도 가스가격을 단계적으로 올림으로써 충전 및 판매업소를 망라한 산업용가스 유통업계 전반에 걸쳐 가격인상의 바람이 불고 있다.

◆산업용가스 인상 '도미노'=지역 탄산·LPG업계는 지난해부터 원료공급원인 석유화학사들의 잇따른 촉매교환과 에틸렌 옥사이드(EO) 및 에틸렌 글리콜(EG)의 감산으로 액체탄산 공급이 부분적으로 차질이 빚어지면서 이미 두 차례에 걸쳐 가격을 인상했다.

나프타 크래킹을 통해 제조하는 수소도 최근 국제 나프타가격이 톤당 900달러선을 돌파하면서 석유화학사들도 일제히 원료가격을 올려 수소의 가격인상 폭이 더욱 커지고 있다.

덕양에너젠, SPG 등 수소공급업체 관계자들은 "지난해 하반기 1차로 가격을 올린 바 있으나 국제나프타가격이 또다시 폭등하면서 재차 인상을 해도 수익이 나지 않는 형편"이라며 하소연하고 있다.

여기에 지난해 가격을 동결했던 일부 산업용가스메이커도 올 들어 산업용전기료 인상을 명분 삼아 산소, 질소, 아르곤 등 산업용가스 가격을 소폭 올리고 있다.

청주시 흥덕구 봉명동 산업용 가스충전업소 한 관계자는 "일부 메이커는 산업용가스 납품가격을 거래 충전소에 따라 상당한 가격차를 두고 있다"고 설명하고 "이처럼 예상 밖의 가격차는 충전·판매업소들로 하여금 가격경쟁을 부추기게 하는 등 하부유통단계를 교란시키는 부정적인 역할을 한다"며 적정가격대를 형성해 가스를 납품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러한 메이커들의 가격인상 여파는 충전소로 이어지고 충전소는 다시 판매업소를 대상으로 가스가격을 올리는 등 봄바람을 타고 가격이 일제히 오르고 있다.

현재 산업용가스충전소들의 산소, 질소의 충전가격은 평균 3천500원에서 4천원으로 올랐다. 이미 이러한 가격은 3월1일부터 산업용가스판매업소에 적용하고 있으며 최근 판매업소들이 내놓는 산소·질소의 소비자가격도 40~47ℓ들이 용기에 충전된 가스의 경우 평균 1만원 이상 받고 있다.

그러나 요즘처럼 가격이 인상되는 시기에는 공급업체 간의 눈치작전이 더욱 치열하게 벌어진다. 최근 물량이 제법 되는 판매업소는 충전소를 설립, 돌파구를 찾는 경우도 있으나 소규모 판매업소는 경쟁력이 더욱 떨어져 심각한 경영난을 호소하고 있다.

지역 일부 판매업소들은 "수요처의 지방이전이 줄을 이으면서 물량이 크게 줄고 가격인상분마저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자 이제 가스판매업을 접어야 할 판"이라며 어려운 심정을 토로했다.

◆내달 LPG가격도 인상 소비자 시름=이와 함께 국내 LPG가격이 내달에 다시 큰 폭으로 오를 것으로 전망돼 LPG소비자들과 사업자들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4월 국내 LPG가격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3월 LPG수입가격의 경우 프로판 톤당 820달러, 부탄은 825달러를 기록해 전월에 비해 각각 20달러씩 인상됐다. 이같은 수입가격 인상에 이어 최근 환율이 급등하고 있어 수입사의 LPG구매비용이 늘어나고 있으며 환차손도 발생하고 있다. 지난달의 경우 달러화에 대한 원화 환율이 950원에도 미치지 못했으나 최근에는 1천29원까지 치솟는 등 급등세를 타고 있다.

환율 변동이 심해 섣부르게 국내 LPG가격 인상분을 점치기가 어렵지만 수입가격 인상분과 환율상승 영향으로 4월 국내 LPG가격은 대략 70원/kg 이상 오를 것으로 전망된다.

이처럼 LPG의 원가가 크게 올라 최근 시행된 유류세 인하, 프로판 세금 축소, 택시 연료에 대한 세금환급 등은 별다른 효과를 누리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

더욱이 최근 국제유가의 강세로 4월 LPG수입가격이 더 인상될 것이란 얘기가 나오고 있어 동절기가 끝났음에도 불구하고 안정적인 국내 LPG가격을 기대하기 힘들게 됐다. / 이민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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