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공, 부동산경기 활성화 차원 공사비 일부 땅으로 대납

국제원유값 폭등 여파로 건자재값이 천정부지를 치솟고 있음에 따라 지역 부동산경기는 크게 위축되고 있다.

이에 따라 지난 외환위기때 지역 건설경기 활성화 차원에서 유행했던 '택지개발 대행개발사업' 방식이 다시 등장해 중견업체들이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특히 택지개발 대행개발사업은 한국토지공사 충북지역본부가 지난 2003년 7월 충북 오송 생명과학단지 조성공사를 발주한 후 4년8개월 만에 다시 도입된 것이다.

토공은 외환위기 직후 부동산경기가 침체됐을 때 지방을 중심으로 택지와 산업단지 분양이 잘 안돼 대행개발방식을 10곳에 적용했다.

한국토지공사와 지역 건설업계에 따르면 토공은 지난달 27일 광주 선운 택지개발지구 대지조성공사를 발주하면서 대지조성 공사대금의 절반을 조성예정 택지로 지급하는 택지개발 대행개발사업방식을 적용키로 했다. 토공은 특히 선운지구 대지조성공사 시공사를 선정할 때 공동주택지 매입 희망자에게 우선권을 주고 시공권 낙찰하한율도 설계금액(246억원)의 88%까지 보장해 주기로 했다.

경기 남양주 호평택지개발지구와 광주 신창지구, 부산 과학산업단지, 경기 화성 발안 산업단지 등이 대표적이다. 토공은 선운지구 조성공사 발주에 앞서 공동주택용지 23만㎡를 지난해부터 매각했으나 전체 78%에 이르는 18만㎡가 팔리지 않았다.

토공 관계자는 "지역 부동산경기가 침체해 있어 공동주택용지가 미분양으로 남았다"면서 "앞으로 부동산경기 불황이 지속된다면 택지개발 대행개발사업이 확대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러나 이 관계자는 "이같은 방식으로 업체를 선정하면 발주처는 대지조성공사 재원 마련과 미분양 택지 판매 효과를 거둘 수 있고 건설업체는 기존 방식보다 최대 8%포인트 높은 낙찰률로 시공권을 보장받을 수 있는 이점도 있다"고 말했다.

한편 택지개발 대행사업은 지구개발을 추진했으나 공급택지가 팔리지 않아 공사대금 마련이 여의치 않을 때 공사비 일부를 현물인 땅으로 대납하는 것으로 부동산경기 침체 때에 개발사업을 원활하게 추진하기 위해 시행기관이 궁여지책으로 도입한 방식이다.

이 방식으로 토공 충북본부는 국내 처음으로 지난 2003년 지역업체 육성차원에서 오송지구 택지개발대행사 선정사를 지역업체인 원건설과 1군업체인 대원을 공동 시공사로 선정했다.

/ 이민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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