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 이상이면 반사율 높아 피막처리 안해

▲ 한반도에서 출토된 청동거울은 주석아말감도금법을 이용해 경면처리를 한 것이 가장 많은 것으로 밝혀졌다. 무령왕릉에서 출토된 청동거울(좌)과 '잔무늬거울'(細紋鏡) 뒷면 모습.
현대인에게 있어 유리거울은 필수품에 가깝다. 반면 청동기~조선시대의 우리 선조 중 일부 지배자 계급은 청동거울을 사용했다.

그러나 청동거울은 말 그대로 금속제로, 표면을 거울처럼 만들기가 쉽지 않다. 옛 사람들은 어떻게 청동거울을 만들었을까.

경기도박물관 보존과학실과 홍익대 금속공학과의 전익환, 이재성, 박지혜, 박장식 등 4인이 최근 한국문화재보존과학회 최근호에 관련 논문을 발표했다.

이들은 한반도에서 출토된 청동거울의 표면처리 기법을 알아보기 위해 수집된 24개 청동거울 표면을 주사전자현미경(일명 SEM)과 에너지분사형분석기(일명 EDS)로 정밀 분석했다.

분석 대상이 된 24개 청동거울은 대부분 고려시대 것으로, 형태는 2개를 제외한 대부분은 원형이 주종을 이루고 있다.

지금까지 옛 사람들이 청동거울 경면(鏡面) 처리에 대해서는 ▶거푸집에서 청동거울 분리 ▶줄과 숫돌을 이용한 표면 고르기 등의 단계까지는 어느 정도 규명된 상태였다. 그러나 이후 단계는 거의 규명되지 않아 왔다.

이와 관련해 이들 4인이 24개 청동거울 표면을 금속공학 적으로 정밀 분석한 결과, ▶주석칠도금법 ▶주석아말감도금법 ▶수은도금법 ▶피막처리를 하지 않는 경우 등 4가지 유형으로 경면처리를 한 것으로 밝혀졌다.

보다 구체적으로 주석아말감도금법을 사용한 것은 13개, 피막처리를 하지 않은 것은 6개, 주석칠도금법을 사용한 것은 3개, 수은도금법을 사용한 것은 3개 등으로 주석아말도금법으로 처리된 청동거울이 가장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이중 1개 개체에서는 주석칠도금법과 주석아말감도급법이 동시에 관찰됐다. 따라서 조사 개체수가 24개 임에도 불구하고, 도금법 분류에서는 25개 개체수가 등장하고 있다.

금속공학상 주석칠도금법과 수은도금법은 주석과 수은만으로 도금하는 것을, 주석아말감도금법은 주석에 아연을 섞어 도금하는 것을 말한다. 아말감 공법은 어떤 금속에 수은을 첨가하는 행위로, 이 경우 적은 열을 가해도 관련 금속은 점성을 띄게 된다.

논문은 이같은 분석 결과에 대해 ▶반사율의 핵심은 주석성분이 쥐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고 ▶주석 함량이 20% 이상돼 처음부터 반사율이 높은 것은 별도 피막처리를 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밖에 "수은은 증발성이 있다"며 "따라서 주석칠도금법에도 수은이 사용됐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밝혔다.

논문은 결론으로 "연구가 지속될 경우 시대별 또는 지역면 경면처리에 대한 다양한 정보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며 "이것을 데이터화할 경우 한반도 청동거울의 제작시기, 제작지역 등을 추정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 조혁연


# 청동거울은

청동으로 제작한 거울로, 청동기시대부터 만들어지기 시작했다. 고려시기 이전까지는 표면이 거친 것이 많아 종교나 주술용으로 제작된 것으로 여겨진다. 무령왕릉에서도 출토된 바 있다.

그러나 고려시대 이후부터는 불교와 결합하면서 일부 지배계층 사이에 실제 거울 용도로 사용됐다. 선사시대 것 중 이른바 '잔무늬거울'(細紋鏡)은 그 뒷면이 매우 정교, '청동거울의 꽃'으로 불리우고 있다. 특히 잔무늬거울 중에는 0.3㎜ 간격으로 선이 그어진 것이 있어, 지금도 미스터리로 남아 있다.
저작권자 © 중부매일 - 충청권 대표 뉴스 플랫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