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벌한 물가상승에 서민·직장인들 '하소연'

"직장을 10년 넘게 다니지만 아이들 교육·생활비를 비롯해 하루게 멀게 날아드는 각종 공과금에 속이 타 들어갑니다"

직장인 김모씨(39·청주시 상당구 용암동)의 공허한 푸념. 봉급 생활자인 김씨는 요즘 속된 말로 '죽을 맛'(?)이다. 김씨는 지난 2006년에 분양받은 아파트와 관련, 분양금 및 취·등록세를 내기 위해 시중의 모 은행에서 3번에 걸쳐 1억원 주택담보 대출을 받았는데 최근 들어 은행이 변동금리를 6.8%에서 8.2%까지 올려 빚 상환 부담이 커졌기 때문이다.

여기에다 유가 상승이 이어지면서 매달 20만~25만원이면 충분하던 기름값이 35만~40만원으로 많게는 15만원 가량 늘어났고, 중학생인 아들의 교육비도 80만원씩 꼬박꼬박 통장에서 빠져 나간다.

또 보험료와 아파트 관리비, 통신비 등을 빼고 나면 결제일 이후에 남는 돈은 고작 30여만원이다. 이 돈으로는 세 가족이 한달간 생활한다는 것 자체가 불가능하다. 김씨는 "월급빼고 모든 게 다 오르고 있다. 은행 대출금리, 물가, 기름값까지 어느 하나 오르지 않은 것이 없다"며 "서민들에게 지금처럼 어려운 시기를 이겨낼 가장 좋은 방법은 월급 인상인데 경제악화로 이마저도 요구하기 어려워 정말 답답하다"고 하소연했다.

◆서민들 허리 휘청=최근 시중 금융권은 주택담보대출에 이어 신용대출 금리도 인상하고 있다. 자금시장의 수요공급 불균형이 해결되지 않고 있어 추가적인 금리인상도 예상된다.

외환은행은 이달부터 신용대출 금리(시장금리연동 상품)를 0.10%포인트 인상했다. 외환은행은 이미 지난 5월과 6월 신용대출 금리를 각각 0.08%, 0.35%포인트 올려서, 석달 새 인상폭이 0.53%에 달한다. 이 상품 금리는 지난 4월말 6.62~7.85%에서 이날 현재 7.15~8.38%다.

한국씨티은행도 지난 달 27일부터 신용대출 기준금리를 기간에 관계없이 일제히 0.05%포인트 높였다. 뉴직장인신용대출과 영업점 직장인신용대출의 기준금리는 각각 10.60%, 10.45%에서 10.65%, 10.50%로 올라갔다. 앞서 은행들은 고정금리형 주택담보 대출금리를 연 9%대로 인상한 바 있다. 우리은행은 지난주 3년만기 고정형 주택담보대출 금리를 연 7.55~9.05%으로 높였으며, 하나은행은 연 8.10~8.80%로 상향 조정했다.

◆유가 고공행진 지속=이처럼 서민경제가 물가,금리인상은 물론 유가인상이라는 3중고를 겪고 있다.

휘발유 가격은 이미 ℓ당 2천원대를 오르내리는 등 저항선이 보이지 않는다. 6월 소비자물가는 지난해 같은 달보다 5.5% 상승해 외환위기 이후 10여년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특히 휘발유와 경유의 고공행진에 이어 LPG가격이 최근 석 달 동안 20% 내외의 급상승세를 보여 서민을 비롯한 생계형 운전자들의 부담이 크게 늘어났다.

지역 LPG 판매업계에 따르면 이달 들어 평균 가격은 ℓ당 1천67.24원으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으며, 6월 첫째 주의 ℓ당 1천25.02원에 비해 4.1%(42.22원) 올랐다. 차량용 부탄은 지난 2월 ℓ당 952원에서 3월 925.05원, 4월 916.19원 등으로 2개월 연속 내림세를 보였지만 5월에 ℓ당 946.26원으로 반등했다.

이어 6월에는 1천25.02원까지 치솟으며 사상 첫 1천원대를 열었으며 7월에도 상승세를 이어가면서 3개월 만에 16.5%(ℓ당 151원) 급등했다. 이 밖에 취사용 프로판의 충전소 판매가격도 7월 첫째 주에 ㎏당 1천445.82원으로 석 달 전인 4월(㎏당 1천195.99원)에 비해 20.9% 올랐다. / 이민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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