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침체 장기화·금융위기 여파

최근 장기 경기침체와 국제금융 위기 등의 파고 속에서 지역 아파트 경매시장은 어떤 변화를 겪고 있을까.

◆충북=부동산 경매정보제공업체인 지지옥션(www.ggi.co.kr)에 따르면 충북 아파트 지난달 낙찰률은 지난해 같은기간에 비해 뚝 떨어졌다.

대전과 충남이 각각 40%, 20%대를 기록한 반면 충북 지역은 10%대까지 밀린 것이다. 낙찰률이 이렇게 하락한 가운데서도 낙찰가율과 경쟁률은 상승하거나 비슷한 수준에서 마무리돼 몇몇 우량 물건에만 응찰하는 쏠림현상이 더 심했던 것으로 분석된다.

10월의 경우 진행 물건 자체가 줄어드는 '가뭄' 현상이 11월에는 10월에 유찰된 물건들과 신규 물건들이 가세하면서 진행건수는 늘어나는 대신 금융위기로 경매도 투자자가 줄어 낙찰률과 낙찰가율, 경쟁률 3대 지표가 반등할 여지는 크지 않아 보인다.

실제 경쟁률 1위를 차지한 청주 상당구 금천동 현대아파트는 용정매립지내 침출수 처리장이 가족공원으로 재탄생된 점 외에는 특별한 호재는 없으나 1천세대가 넘는 대단지 아파트라는 점, 그리고 1회 유찰됐고, 소유자가 점유하고 있다는 점 등이 감정가를 넘겨 낙찰된 이유로 분석된다.

낙찰가율 1위를 차지한 흥덕구 개신동 시영아파트의 경우 옛 기무부대 자리가 주민들의 편의를 위한 근린공원으로 탈바꿈할 계획이고, 성화동과 같이 택지개발지구로 지정돼 11월부터 택지조성공사가 본격화될 예정이다.

◆대전=지난달 대전 지역 아파트 경매시장은 9월에 비해 낙찰률, 낙찰가율, 평균응찰자가 모두 하락했다.

지난해 같은기간에 비해 낙찰률이 9.3%P 상승했지만 이는 진행건수가 절반으로 줄어든데 따른 것으로 낙찰건수가 많이 늘지 않아 상승폭은 적었다.

전국 평균에 비해서도 응찰자수만 늘어났을 뿐 낙찰률과 낙찰가율은 하락해 대전 지역 역시 올 하반기 들어 본격화된 금융위기 및 경기침체 여파로 응찰자들이 투자 대상을 안전한 물건으로만 좁히고 낙찰가는 낮게 쓰는 보수적 투자패턴을 보이고 있다.

11월에도 본격적인 실물경기 침체 여파로 낙찰률, 낙찰가율, 응찰자수가 10월에 비해 약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투자자들이 9, 10월에 유찰돼 가격메리트가 있는 물건이나 몇몇 호재가 있는 물건에만 몰릴 것으로 예측된다.

◆충남=지난달 충남지역 아파트는 9월에 비해 경매지표가 모두 하락하는 '트리플 약세'를 기록했다.

특히 낙찰률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절반 이하로 떨어져 지난해에는 없었던 금융위기 및 실물, 부동산 경기 침체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

경쟁률 1위를 기록한 천안시 청당동의 신도브래뉴 아파트는 소유자가 살고 있고 경매를 신청한 저당권자 외에 특별한 권리가 없어 하자가 없는 물건인데도 8, 9월 연속 2차례 유찰돼 최저가 감정가의 절반으로 떨어진 상태에서 3차 경매가 열렸다.

지지옥션 관계자는 "통상 경매 신청 후 4개월에서 6개월이 지나야 첫 입찰에 부쳐지는 점을 감안하면 앞으로 충청권 아파트 경매물량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며 "분양가의 70% 안팎에서 이른바 '땡처리'로 넘겨졌던 지역 미분양아파트 물량이 자금압박을 못 견뎌 대량으로 지역 경매시장에 넘어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진단했다. / 이민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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