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효정 / 산남종합사회복지관 사회복지사
크리스마스가 되면 결핵 퇴치 기금마련을 위한 크리스마스 씰을 카드에 정성껏 붙였던 기억, 추운 겨울 어김없이 거리에 울려 퍼지는 '딸랑, 딸랑' 구세군 종소리, 방송에서 각 단체에서 저마다 손을 내미는 모습들... 귀끝을 스치는 바람이 따갑도록 추운 겨울 사람내음 물씬 풍기는 모습들이 마음을 훈훈하게 한다.

그러나 요즘에는 또 다른 곳에서 이러한 훈훈한 광경이 365일 24시간 펼쳐진다. 바로 네티즌이 살고 있는 온라인에서 말이다.

인터넷 보급률 세계 1위, 인터넷 이용률 세계 5위, 인터넷 인구 3,700만 명, 초고속인터넷 가입자 수 1,400만 명, 일주일 12시간 이상 인터넷 접속, 더 이상 숫자로 이야기 하지 않아도 이미 증명된 인터넷 강국 대한민국. 무서운 속도로 우리의 삶이 인터넷과 더불어 변화하면서 또 다른 삶의 공간, 문화의 공간으로 인터넷이 우리 안에 존재하게 되었다. 어마어마한 정보가 파도처럼 휘몰아치는 곳, 그 속에서 인간미 넘치는 공익사이트들의 활약이 돋보인다.

비영리단체에서 운영하고 있는 공익사이트는 우리사회에서 소외받는 사람들을 위한 모금을 하거나 환경 등 사회적 이슈를 논의하는 장을 펼치고 있다. 그 대표적인 사이트가 '미니홈피'로 우리에게 친숙한 '싸이월드 타운'과 '네이버의 해피빈'이다.

이 두 공익사이트에 가입된 단체는 복지기관을 포함하여 4,000여 단체, 이 단체를 중심으로 하여 아픔과 언정이 서로 손을 맞잡는 모금청원이 온라인 상에서 매우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다. 각 단체가 돕고 있는 많은 대상자들, 심지어 분홍빛 돌고래를 살리자는 목소리 까지 사랑에는 국경, 인간, 동물을 막론하듯 다양한 사연과 이야기들이 실시간으로 오르고 있다.

이러한 온라인 모금운동은 불특정 다수에게 노출되어 파급력이 크고 참여도 또한 높다. 후원에 참여한 사람들은 '도움이 필요한 모든 분들게 기부하지 못해 죄송합니다.'라는 내용의 리플로 오히려 너무 적은 후원금 액수에 부끄러워하며 몇 백원에서 몇 만원까지 마음을 보태고 있다.

우리 복지관 역시 이러한 공익사이트를 통해 우리 지역의 중고생들에게 교복을 선사할 수 있는 소중한 모금이 이루어지기도 하였다. 웬지 인간미와는 거리가 먼 듯한 온라인 세상 속에서의 천사 네티즌의 활약은 우리 지역 청소년들에게 세상의 사랑을 느끼게 해줄 따뜻하고 소중한 기억이 될 만했다. 마치 천사들이 가득할 것 만 같은 온라인 세상, 바로 그것이었다.

얼마 전 온라인 악플로 인해 몇몇 유명연예인들이 스스로 목숨을 끊는 비극적인 사건이 신문 1면에 연달아 오르곤 했다. 당시에 사회적으로 온라인 폐해의 문제가 무섭도록 파급되었던 기억을 떠올려 보면, 온라인 세상 역시 우리가 현재 보고, 느끼며, 생활하고 있는 오프라인 세상과 크게 다를 것이 없다는 생각을 해본다. 지역사회에서 '좋은 지역 만들기'를 기조로 한 다양한 사업을 진행하며 살기 좋은 동네를 지역주민과 함께 만들어 내듯, 온라인의 네티즌 들과 함께 보다 좋은 온라인을 만들어 낼 수 있다는 희망이 가득하다. 김효정 / 산남종합사회복지관 사회복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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