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류시호 / 음성 대소초등교사
며칠 전 특별활동 시간에 회장 창원이가 "선생님 오늘 특별활동은 우리 끼리 회의를 하게 시간 좀 주세요." 하기에 '자치시간'이니 자율적으로 하라며 자리를 비워주었다. 특활시간이 지나 교실에 들어오니 아이들이 이벤트 준비를 한다며 몇 명 씩 모여서 무엇인가 분주히 만들고 있었다.

다음날 교실에 들어서니 도희가 큰 상자와 꽃다발을 주며 "선생님 사랑해요." 하고 전달하기에 기쁨이 가득했다. 그 상자 안에는 3학년 우리 반 아이들이 색종이를 접어서 만든 종이배가 가득 채워져 있었다. 이어서 창용이와 수현이가 '노바디'라는 멋진 춤을 추기 시작했고, 영서가 '의자 춤'을 보여주며 분위기를 잡았다. 그러자 주은이와 원섭, 유진이, 소영이는 '네잎크로바'를 합창을 했다. 드디어 다영이가 책상위로 올라가자 모두들 '김치주제가' 를 합창하며 반 전체가 하나가 되어 멋진 끼를 발산하는 시간이 되었다.

우리 반 아이들 종강파티만 잘 하는 게 아니다. 과학실험을 잘하는 준용이와 소영, 그리기를 잘하는 승민이와 정민, 수학을 좋아하는 찬렬이와 시항, 글짓기를 잘하는 수현이와 지현, 자기들이 좋아서 몰두하는 것을 자주 본다.

또한 아이들이 능력 있고 자신감이 넘치니 어떤 상황에서라도 인정받고 잘살 수 있을 것 같다. 도시보다 못한 열악한 환경이지만 봉사정신으로 서로 돕고 사랑하며 자신의 끼를 발휘하는 것을 보면 너무 흐뭇하다.

우리 학교가 도시에 비해 부족한 부분이 많지만, 우리가 도약하기위해 학교와 아이들, 교사, 학부모 등 구성원 모두가 친밀한 협조와 세심한 지도, 그리고 노력을 하면 반드시 목표를 이루리라 생각한다. 독일 교육학자 슈프랑거는 '선생님은 영혼의 조각가'라고 했다. 항시 수업과 생활지도를 하며 아이들과 인격적 소통을 하는 '영혼의 조각가'로 남고 싶다고 다짐해 본다. 그리고 수업을 준비하며 하루가 지루하지 않고, 아이들이 충만하게 느끼며 많은 질문을 하도록 유도한다.

제스 레어는 "칭찬은 인간의 영혼을 따뜻하게 하는 햇볕과 같아서 칭찬 없이는 자랄 수도 꽃도 피울 수도 없다."고 했다. 우리 반 아이들 칭찬과 사랑을 먹고, 가슴 깊숙이 묻혀있는 장점과 잠재력이 멀지 않아 표면으로 부각되리라 생각한다. 또한 나의 손과 가슴으로 이루어 온 지휘가 아이들에게는 '심리적인 쿠션'이 되어 모두가 더 한층 발전하길 소망해본다.

사랑은 삶의 신산스러움을 이겨 내는 힘이라 했다. 삶의 어려움을 이겨내도록 사랑과 칭찬을 아이들에게 심어주고 싶다. 또한 "확실히 사랑 받는 유일한 길은 나 자신이 사랑 받을 만한 사람이 되는 것이다."라고 했다. 스승으로서 진정한 사랑을 전파해 오래오래 기억에 남기를 고대한다.

새해에는(또는 올해에는) 우리 모두 초등학교 시절부터 꾸준히 성실하게 성장하는 글로벌 리더의 자질을 만들어주자.

우리의 자녀가 학업뿐 아니라 육체적으로 강인함과 투지, 포용과 전략, 헌신적 봉사정신을 지속적으로 갖추도록 키워주자. 이렇게 꿈을 이루도록 학부모와 교사, 아이들이 합창을 하며 신뢰하는 학교를 만들고, 글로벌 인재 육성 체계가 정착되도록 모두들 노력하자. 류시호 / 음성 대소초등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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