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문화재연구소 '종가의 제례와 음식' 3권 발간

명문 양반가의 제사는 어떻게 지낼까? 제사의 절차조차도 잘 모르는 우리들에게 이런 궁금증을 풀어줄 수 있는 '종가의 제례와 음식' 3권이 국립문화재연구소에서 발간됐다.이 책은 지난 2002년부터 2007년까지 전국의 종가 27곳의 제사를 조사·연구해 책으로 발간한 시리즈 중 마지막으로 전통종가 5곳을 대상으로 한 것으로 제례제사 절차, 준비 모습 등을 풍부한 사진과 그림으로 설명하고 있다.이로써 지난 2003년부터 시리즈로 나오고 있는 이 책은 사라져 가고 있는 우리의 소중한 종가문화를 고집스럽게 지켜 가고 있는 명문 종가의 '전통제례와 음식문화'를 사실 그대로 조사·기록하고 있으며 이번 3권을 발간 함으로써 16권이 완간됐다. ▲ 오리 이원익 종가의 제물 준비
그 내용은 ▷1권 의성김씨 학봉 김성일 종가 ▷2권 서흥김씨 한훤당 김굉필 종가 ·반남 박씨 서계 박세당 종가 ▷3권 월성손씨 양민공 손소 종갇청주한씨 서평부원군 한준겸 종가 ▷4권 점필재 김종직 종가 ▷5권 재령 이씨 갈암 이현일 종갇해남 윤씨 윤선도 종가 ▷6권 광산 김씨 사계 김장생 종갇경주 이씨 초려 이유태 종가 ▷7권 퇴계 이황 종가 ▷8권 충재 권벌 종가ㆍ서애 류성룡 종가 ▷9권 하동정씨 일두 정여창 종갇안동권씨 탄옹 권시 종가 ▷10권 안동김씨 보백당 김계행 종갇진원박씨 죽천 박광전 종가 ▷11권 성산이씨 응와 이원조 종가 ▷12권 청송심씨 청성백 심덕부 종갇안효공 심온 종가 ▷13권 의령 남씨 충장공 남이흥 종갇파평 윤씨 명재 윤증 종가 ▷14권 광산김씨 농수 김효로 종갇진주정씨 우복 정경세 종가 ▷15권 장수황씨 방촌 황희 종가 ▷16권 정주이씨 오리 이원익 종갇진주류씨 종중 등이다.

▲ 진주 류씨 종중의 독축 이 책은 각 집안에서 지내는 불천위 (不遷位·보통 4대까지만 제사를 지내지만 큰 공을 세울 경우 국가에서 영원히 제사를 모실 수 있도록 한 인물)제사를 비롯해 차례와 묘제 등 각종 제사가 소개되어 있는데 각 제사마다 준비부터 마칠 때까지의 모든 과정을 책만으로 알 수 있도록 자세하게 설명하고 있다. 특히 가장 손이 많이 가고 여성들이 힘들어하는 제사음식의 조리법부터 준비된 음식을 제사상 위에 놓는 법까지도 많은 사진을 곁들여 설명하고 있어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그동안 국가의 제례인 종묘제례와 사직대제, 학교의 제례인 성균관 석전대제의 경우에는 중요무형문화재로 지정되어서 일반인들에게 제례모습을 공개하고 있다. 그러나 집안의 제례의 경우에는 개인적인 것이어서 다른 사람들의 접근 자체가 어려웠기 때문에 학계의 주목을 받지 못했다. 그러나 이번 책을 계기로 조선시대 때부터 면면히 이어져온 종갓집 제사를 상세히 볼 수 있다는 점에서 의의가 크다고 할 수 있다. 이번에 발간된 책에 수록된 집안은 농수 김효로(金孝盧·1454~1534) 종가, 우복 정경세(鄭經世·1563~1633) 종가, 방촌 황희(黃喜·1363~1452) 종가, 오리 이원익(李元翼·1547~1634) 종가와 진주류씨 종중이다. 이들 대부분 조선시대 때 불천위 제사를 지낼 정도로 명문집안들이다. ▲ 남이흥 종가의 참신 재배
'종가'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이 바로 제사일 것이다. 왜냐하면 종가에서는 아직도 일년에 십 여 차례 이상 제사를 지내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오리 이원익 종가의 경우 간소하게 지내라는 그의 유언으로 현재 후손들이 제사의 부담이 없이 한 차례만 지내고 있었다. 진주류씨 종중의 경우 일산신도시 개발로 인해 종중의 묘역을 역대 왕들의 위패를 모신 종묘와 같은 형태로 정비해서 지금껏 제사를 지내고 있다.

이번에 발간된 책을 보면서 우리 집에서 지내는 제사가 양반 명문가의 그것과 어떻게 다른지 그리고 그 의미가 무엇인지 한번 생각해 보는 것도 좋을 듯 싶다. 이 책들은 일반 서점에서 쉽게 구입할 수 있다. / 송창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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