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종황제 커피 마시던 '정관헌' 등 소개
이런 고민에서 출발해 서울 시내 곳곳에 위치한 역사·문화 유적지와 그에 얽힌 숨은 이야기를 현대적 시각으로 소개한 특별한 책이 나와 눈길을 끌고 있다. 충청지역 지자체도 지역관광명소를 잔잔한 이야기와 함께 관광객들의 기억에 오래 남을 수 있는 곳으로 홍보하는 한 사례로 삼았으면 하는 바람으로 이 책을 소개해 본다.
이 책은 관광명소에 얽힌 역사적 '사실(Fact)'과 사실을 근거로 한 '흥미로운 이야기, 허구(Fiction)'를 적절히 결합한 '팩션(Faction)'을 스토리텔링의 형식으로 풀어내고 있다.
예를 들어, 덕수궁 '정관헌'을 커피를 즐겼던 고종에 대한 역사적 사실을 바탕으로 고종이 처음 커피를 맛보았을 때의 느낌과 명성황후를 잃은 슬픔 등 불행했던 자신의 처지를 한 잔의 향긋한 커피로 달랬다는 상상 속의 이야기를 결합한 스토리텔링 방식으로 전달하고 있다.
고종은 1895년 을미사변 이후 러시아 공사관으로 몸을 피했다. 당시 러시아 공사 웨베르를 따라 조선에 온 독일여성 손탁(Sontag)은 원두를 직접 볶았다. 이 원두를 내린 커피를 맛본 고종은 머리가 맑아지는 느낌을 받았다. 이후 덕수궁으로 돌아온 고종은 그 커피향을 잊지 못하고, 덕수궁에 정관헌을 짓고 이곳에서 자주 커피를 마시며 몸과 마음을 추스렸다는 이야기이다.
또 이승만 박사와 프란체스카 여사가 25살의 나이차를 극복하고 결혼해서 머물렀던 대학로의 이화장에 얽힌 아름다운 사랑 이야기와 경복궁을 불태우러 온 불귀신이 '드므'(넓적하고 큰 독)를 호기심에 들여다보다 물에 비친 흉측한 제 모습에 놀라 줄행랑을 놓았다는 이야기 등이 담겨있다.
고종황제가 커피를 마시던 덕수궁 '정관헌'. 최초로 고종이 커피를 마셨던 이 곳이 우리나라 커피숍 1호가 아니었을까? | ||
이 책에는 경복궁, 덕수궁, 창경궁과 같은 문화유적은 물론 젊은이들에게 각광 받는 홍대 프리마켓, 잘 알려지지 않았던 길상사와 수연산방 그리고 장충동 족발에서 마포갈비까지 서울의 모든 것을 발굴해 이야기로 풀어냈다. / 송창희
송창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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