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칼럼>

▲ 박종범 / 장사랑박종범내과
진찰실에서 환자들을 대하다 보면 캡슐 내시경에 관한 문의를 받는 경우가 더러 있다. 일반적으로 시행되고 있는 위내시경이나 대장내시경의 경우에는 검사를 받는 데 있어 다소의 불편함이 초래될 수 있음이 널리 인식되어 있어, 불편함이 적은 검사인 캡슐내시경에 대한 관심의 표현인 듯 하다. 그렇지만, 현 단계의 캡슐 내시경의 의미는 일반인들의 인식과는 많은 차이가 있다.

캡슐내시경은 몸에 별 다른 해가 없이 직접 소장 전체를 관찰할 수 있는 실용적인 도구이다. 2000년 처음으로 소장 캡슐내시경이 사람에게 적용되었으며, 미국 FDA의 공인을 받은 후 원인을 알 수 없는 위장관 출혈에 대한 소장 내 원인 검사로 사용되기 시작하였다. 이후 다른 소장 질환에서도 캡슐내시경의 유용성에 대한 자료가 축적되었고, 현재는 위장관 출혈 뿐 아니라, 소장 종양, 염증성 질환 및 위장관 용종 증후군 등에 적용되고 있다. 그러나 소장의 캡슐내시경은 진단에 있어서는 매우 유용하나 치료는 시행할 수 없다는 제한점을 가지고 있다. 최근에는 이러한 제한점을 극복하기 위해 새로운 기술이 빠르게 개발되고 있으며 이를 적용한 새로운 ? 맒떨뻥챨堧?소개되고 있다.

그렇지만 캡슐내시경으로 소장만을 검사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식도와 대장도 캡슐내시경을 이용하여 검사를 할 수 있으나 현재 임상적으로 널리 사용되고 있지는 못 하다.

식도 캡슐내시경은 2004년에 임상에 처음 도입되었다. 식도 캡슐내시경을 이용하여 위식도 역류질환, 식도 정맥류 등을 진단 또는 선별 검사하는 연구가 진행되었는데, 초기 연구에서는 우수한 성적을 보고하였으나, 최근의 다른 연구들에서는 그 정확도가 상당히 낮았으며, 관찰자간 일치도가 높지 않다는 보고도 있었다. 또한 비용도 위내시경에 비해 높다. 따라서 현 단계에서 식도 캡슐내시경은 아직 위식도 역류질환이나 정맥류 등의 진단에 있어서 위내시경을 대신하는 것은 어렵다. 물론, 위 질환의 진단 및 치료에 있어서 위내시경의 역할은 절대적이다.

대장 용종이나 대장암의 진단 및 선별 검사로서 유용한 대장내시경은 검사 과정 중 불편함으로 인해 검사에 대한 순응도가 높지 않다. 대장 캡슐내시경은 대장의 넓은 내강을 촬영하기 위해 캡슐 양쪽에 카메라를 장착하였고 길이가 31mm로 소장 캡슐보다 5mm가 길다. 대장내시경과 대장 캡슐내시경을 비교한 몇몇 연구가 있었으나 그 결과는 만족스럽지 않았으며, 캡슐내시경을 시행하기 위한 전처치 및 15~20%에 이르는 불완전 검사율 등 아직 해결해야 할 문제가 많다. 또한, 캡슐내시경은 비용이 많이 들고, 검사 중 발견된 이상에 대한 치료가 불가능하다. 따라서, 현 단계에서 대장 질환의 진단 및 치료! 에 있어서 대장내시경을 대신할 수는 없다.

결론적으로, 소장 질환의 진단에 있어서 캡슐내시경의 유용성은 명확하나, 식도 및 대장 질환에 있어서 캡슐내시경의 유용성 및 실용성은 현재로서는 확실하지 않다. 따라서, 식도, 위 및 대장 질환의 검사에 있어서는 위내시경과 대장내시경이 가장 효과적이다. 지속적인 과학 기술의 발달과 함께 소화기 내시경 의사와 환자가 모두 원하고 있는 캡슐내시경, 즉, 더 쉽게 더 편하게 더 정확하게 진단하고 치료까지 가능한 캡슐내시경의 출현을 기대해 본다. 박종범 / 장사랑박종범내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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