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옥정 / 충주대 교수
나무들이 푸르른 정기를 내뿜는 감사와 축복의 달 5월이다.

돌아보면 정말 감사할 것 뿐이다. 영혼을 가진 존재로 창조해 주신 조물주, 몸을 주시고 키워 주신 부모님, 힘의 원천이 되는 가족, 오늘이 있기까지 끌어주셨던 은사님들, 언제나 넉넉한 마음으로 실수를 감싸준 직장 동료들, 부족한 사람을 스승이라고 따르고 지지해 주는 제자들, 이런 저런 이웃들 모두 모두 감사한 분들이다. 그 분들 덕분에 오늘의 내가 존재한다.

그래서 오늘은 내가 어떻게 감사하면 좋을지 곰곰히 생각해 보게됐다.

먼저 나는 창조주께 어떻게 해야 감사를 잘 하는 것일까? 무엇보다도 주신 하루하루를 마음과 뜻을 다해 '의미 있게' 살아내는 것이 감사하는 방법일 게다. 아무리 삶이 팍팍하더라도 우리 한 사람, 한 사람은 본질적으로 참 독특하고 귀한 존재라는 점을 꼭꼭 기억하면서 나에게 주어진 시간을 온전하게 살아가야겠다.

부모님께는 어떻게 감사할 수 있을까? 정신과 육체 모두 노쇠하신 부모님, 당신의 남편은 치매의 장막에 가려 잊으셨으면서도 자식만큼은 기억하시는 어머님. 그 분들께는 나 어렸을 때 그분들이 키우시면서 기울이셨던 정성의 반의 반 만큼이라도 민감하게 반응해 드려야지. 아침에 잘 주무셨나 여쭈어 보아야지. 집에 들어오시는 소리가 나거든 하든일 멈추고 안색이 어떠신지 살펴 드려야지. 청력이 떨어져 잘못 들으시고 이해력도 떨어지시니 목소리뿐 아니라 몸도 함께 써서 이야기 해 드려야지.

남편과 아이들에게는 어떻게 감사할 수 있을까? 아내로서, 엄마로서 기도하는 마음으로 살아야지. 온화한 모습으로 식구들을 대해야지. 무한 경쟁 사회에서 자칫 위축될 수 있으니 매일 매일 격려하는 말을 해 주어야지. 진정 '안의 해'가 되어서 따뜻한 빛을 뿜어냄으로써 가정에서 진정한 휴식을 얻을 수 있도록 노력해야지.

직장 동료들에게는 어떻게 감사할 수 있을까? 내 맘대로 억측하고 속단하거나, 내 뜻대로 움직여 주지 않는다고 흉보고 불평하지 말아야지. 내가 있음으로 더 화목하고 더 풍성한 사랑을 나누는 집단이 될 수 있으면 정말 좋겠다.

제자들에게도 참 감사하다. 오랜 세월 한결같은 사랑으로 섬겨주는 제자들에게는 어떻게 감사할 수 있을까? 무엇보다도 나이 들어간다고 게을러지지 말아야겠다. 겉 사람은 시간의 흐름에 따라 늙어가겠지만 정신만은 더 푸르게 깨어 있을 수 있도록 매일매일 나를 점검하고 다듬어야지. 그래서 삶의 향기가 묻어나는 사람이 되고 싶다.

이렇게 감사하는 삶을 살기 위해 우리 한 사람, 한 사람이 노력한다면 그 만큼, 아니 감사가 또 다른 감사를 기하급수적으로 낳게되면서 우리 삶이 훨씬 더 풍성해지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당장 오늘, 이 시간부터 나에게 주어진 상황들을 감사로 만나야겠다. 지옥정 / 충주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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