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시 수정-지역 각계반응

행정기관 이전 없는 행정중심복합도시 수정안이 발표되면서 충청권은 일제히 정부를 향한 비난의 포문을 열었다.

'원안고수, 수정안 반대'를 외쳐온 충청권 시민단체와 야당은 세종시 수정안 발표에 대해 정부와 일전을 벌일 태세다.

충청권지역민들은 11일 정부의 수정안 확정 발표에 '드디어 올 것이 왔다'며 국민과의 신뢰를 저버린 정부에 대한 비난의 목소리를 높였다.

정준이 연기군여성단체협의회장은 "정부가 발표한 수정안은 충청민심을 외면하고, 세종시 폐기안이자 국가균형발전을 포기한 국민우롱안"이라며 "수정안을 포기할때까지 세종시 원안 사수 홍보 캠페인을 벌여 나가겠다"고 정부의 수정안에 대해 불만을 터뜨렸다.

청주대학교 최장규(27·환경공학과 4년)씨는 "정부의 세종시 수정안은 더 좋은 대안책을 내놓으려고 정부가 애쓰는 모습은 인정하고 싶지만 신뢰성의 문제에서 현정부를 신뢰할 수가 없을 것 같다. 세종시 수정안에 포함된 고려대, 카이스트 등의 대학 이전은 지방대학의 위기를 부추겨 위화감을 조성하는 것 같아 실망"이라고 말했다.

이종윤 청원군수권한대행은 "세종시 수정안 발표에 따라 청원군에 미칠 수 있는 피해가 무엇인지 조속히 파악해 대응책을 마련할 생각이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청원군은 세종시와 관련해서 청원군 부용·강내면이 세종시에 포함여부가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청주시의회 유성훈의원은 "행정중심복합도시는 신행정수도 후속대책과 수도권과밀화집중 해소를 위해 지방분권화 차원에서 이뤄진 것인데 정부가 발표한 이번 안은 국가균형발전정책을 포기하겠다는 것이며 청주·청원을 중심으로 한 충북도에 미치는 영향이 기존의 안보다 열악해질 수 있을 것"이라며 우려했다.

황치환 행정도시사수연기군대책위 사무처장은 "이명박 정권은 법률로 제정, 스스로 공약 발표, 취임 후 국민을 상대로 10여차례 약속한 행정도시 원안 추진을 헌신짝처럼 집어던지고 국민을 배신했다"며 "오늘 발표된 수정안의 내용은 충청권 주민들의 눈속임용으로 빈껍데기에 불과하다"고 분개했다.

김승환 충북문화예술연구소장·충북대교수는 "참담하고 실망스럽다. 민주주의, 분산분권, 평등의 원리는 철저하게 짓밟혔다. 자신의 명리를 위하여 본질을 왜곡한 정운찬 총리는 역사의 죄인으로 영원히 기록될 것이다. 이런 기상천외한 감언이설과 아전인수식 궤변을 듣느니 차라리 수도권도 독립을 하고 다른 지역 또한 독립을 해서 서로 다른 길을 가는 것이 좋다. 충북인들은 비장한 마음으로 충북 독립국가체제를 건설해야 한다. 문화예술은 그 정신사의 정수이며 충북인의 정체성과 주체성의 원천"이라고 말했다.

김원호 대한주택사업협회 충북도회 사무국장도 "세종시 문제는 원칙과 신뢰의 문제다. 참여정부시절 국민적인 합의를 통해 제도적으로 확정한 국책사업을 헌신짝처럼 버린다면 앞으로 MB정부가 추진하는 어떤 국책사업도 정상적으로 추진되긴 힘들것이다. 세종시는 원안대로 추진하는 것이 정답"이라며 정부의 수정안 발표를 비난했다.

김진식 충북도중소기업종합지원센터 본부장은 "세종시 수정안 확정 발표로 충북의 최대 현안인 오송, 오창, 충북도내 대학 등 충북지역에 안좋은 영향이 있지 않을까 우려된다. 우리 지역에 피해가 없이 같이 상생하는 방향으로 일부 수정됐으면 좋겠다. 오송에 첨단의료복합단지 입주가 선정됐는데 의료쪽은 세종시가 아닌 오송이 중심이 되도록 해줬으면 한다"고 밝혔다.

이두영 행정도시 무산저지 충북비상대책위원장은 "정부의 세종시 수정안은 균형발전을 포기하는 안이라는 것을 정확히 직시하고, 충청권을 비롯한 전국의 지방자치단체와 정치권 등은 소지역주의로 정파적 접근을 배제하고, 특히 충북도는 지역의 발전과 미래세대를 위해 대처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 윤우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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