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당 美의 6.8배, 日의 2.2배 '과당경쟁'

우리나라는 음식점과 모텔, 건설업체 등 저부가가치형 서비스분야에 너무 많이 몰려있어 과당경쟁에 의한 레드오션화 현상이 심각하다는 지적이다. 자영업자들이 가장 만만하게 생각하는 것이 식당이나 동네슈퍼 창업이지만 워낙 경쟁이 치열해 그 만큼 문닫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대한상공회의소는 1일 '우리 경제의 과당경쟁 실태와 대응과제' 보고서에서 2008년을 기준으로 도소매업과 음식·숙박업, 건설업등 4개 업종을 합하면 전체의 58.8%에 달해 선진국에 비해 업종밀도가 너무 높다는 것이다.

실제로 인구대비 식당과 모델, 동네슈퍼는 미국에 비해 각각 6.8배, 4.4배, 3.9배이며, 일본에 비해서도 각각 2.2배, 1.9배, 1.4배이다. 취업자 대비 자영업자 비중도 33%로 OECD 평균(16%)보다 배 이상 높다. 한정된 시장에 많은 업체가 밀집돼 있다 보니 과당경쟁과 함께 관련경기 침체가 만성화되고 있는 것이다.

건설업종도 10년전 4천207개(1998)이던 것이 1만2천590개(2008)로 3배이상 급증하면서 과당경쟁이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다. 최근에는 건설경기 침체로 지난 한 달간 358개 업체가 퇴출되는 등 평균 부도율이 4.1%를 기록해 곳곳에 공사차질이 빚어지고 있는 실정이다.

이밖에 통신업종도 휴대전화 보조금 경쟁의 영향으로 지난해 757만명이 번호이동했으며 초고속인터넷에서는 현금지급과 이용요금 면제를 앞세워 고객유치경쟁을 벌이는 등 출혈경쟁 양상을 보이고 있다. 그 결과 국내 3대 통신업체의 수익률은 OECD 국가의 69개사 중에서 각각 44위, 56위, 65위에 머물고 있다.

신용카드업종도 카드를 발급받은 후 사용실적이 전무한 회원이 지난해 1천675만명에 달한다. 카드 1장당 발급비용이 5천원~1만원임을 감안하면 200억원대의 자원이 허비되고 있는 셈이다.

전문가들은 이같은 현상에 대해 제조업분야에서 경제활동 참여기회가 축소되고 규제 때문에 교육, 의료, 방송, 법무 등 고수익 서비스분야로의 진출이 막혀 있기 때문에 특별한 기술이나 자본이 필요 없는 일반 서비스분야로 경제활동이 몰리고 있는 것으로 분석했다.

/ 박상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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